정보기술(IT)업계에 금융 특수가 일고 있다.최근 금융권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일반인들의 인터넷 뱅킹,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에 대비한 전산시스템 보완작업으로 IT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5일근무제 시행으로 올해 금융권의 IT예산규모는 지난해보다 12% 가량 늘어난 2조8,0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주요 10개 시중은행의 IT예산만도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1조5,000억원대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국내외 IT업체들은 금융권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대기업 계열의 시스템통합(SI)업계. 삼성SDS는 금융사업부를 별도로 신설하고 수십명의 금융솔루션 전문가를 모집, 금융권 공략에 나섰으며 LG CNS는 컨설팅사업부를 통해 금융권SI사업에 착수, LG투자증권 등 제2금융권을 노릴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한 현대정보기술도 금융솔루션 패키지를 개발해 후속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쌍용정보시스템과 동양정보시스템즈는 각각 금융SI전담 사업팀과 제1금융권 전담조직인 은행IU를 신설, 금융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벤처기업도 마찬가지. 어울림정보기술은 콤텍시스템과 공동으로 국민은행의 통합전산시스템구축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예스컴은 금융권 수요에 대비한 고객관계관리시스템을 개발, 상반기에만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6개 업체의 전산사업을 수주했다.
안철수연구소도 삼성화재와 외환카드에 전산보안시스템 공급을 시작으로 올해 금융권 대상으로만 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또 뱅크25는 삼성SDS, 조흥은행, 삼성카드와 제휴를 맺고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 기능을 지닌 전화기를 출시했다. 이 전화기는 신용카드 판독기가 달려 있어 집에서도 간편하게 계좌이체, 잔액조회 등의 금융업무를 볼 수 있다. 전화기 가격은 대당 30만원선.
외국기업들도 국내시장에 눈독을 들여 속속 진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과 손잡고 닷넷플랫폼을 기반으로한 금융솔루션을 선보였으며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무선으로 금융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기업은행과 삼성화재에 납품했다.
삼성SDS 김혜진과장은 “대부분의 금융업체들이 주5일 근무제에 따라 자산정보를 IT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제1, 2금융권에서 차세대 뱅킹시스템과 재해복구시스템을 중심으로 IT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보험, 증권사 등도 휴일문의에 대비한 고객관계관리(CRM) 구축사업을 잇따라 발주하고 있어 올해 대형IT프로젝트는 금융권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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