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한동(李漢東) 총리가 국정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시선을 끈다. 이 총리는 9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정례 국무회의에서 포스트 월드컵 10개 대책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장ㆍ차관들을 독려하는 등 회의를 주도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이 총리는 특히 전윤철(田允喆) 재경부 장관이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데 애국가 작곡가인 안익태(安益泰)선생의 스페인 고가가 방치돼 있다”고 보고하자 즉석에서 “기념관으로 만들어 영구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어 “네덜란드에 있는 하멜과 박연(朴淵) 마을에 한국기념관을 세워 히딩크 감독의 활약으로 가까워진 양국의 우의를 증진하자”고 말했다.
이 총리의 적극적인 태도를 두고 총리실 관계자는 “마지막 국무회의 참가를 기념하는 고별사인지, 아니면 총리 유임을 희망하는 메시지인지가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후 김 대통령에게 1시간 가량 주례보고를 하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회의 모두에 “임기동안 오로지 일로써 보답할테니 관계 당국도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김 대통령은 따로 이 시장과 악수하며 “앞으로도 회의에 참석해 좋은 의견을 내 달라”고 화답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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