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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37)프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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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37)프루스트

입력
2002.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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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7월10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13~1928)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파리에서 태어났다. 1922년 몰(歿).대하소설의 대명사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그 양만이 아니라 문학적 성취에서 20세기 전반에 나온 최고의 소설로 꼽힌다.

‘스왕가(家)쪽으로’ ‘꽃피는 아가씨들의 그늘에’ ‘게르망트 쪽’ ‘소돔과 고모라’ ‘사로잡힌 여자’ ‘달아나는 여자’ ‘되찾은 시간’의 7부로 이뤄진 이 대작은 파리의 부르주아 출신 문학 청년 ‘나(마르셀)’의 고백 형식으로 쓰여졌다.

‘사로잡힌 여자’ 이후 부분은 프루스트가 죽은 뒤 출간됐다.

작가가 굳이 화자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인 마르셀로 설정한 데서도 짐작되듯, 이 작품 속의 ‘나’는 실제의 프루스트와 많이 겹친다.

작가의 유복한 유년기, 고등학교 시절에 진출한 상류층 사교계 분위기, 연애 경험 등은 뛰어난 지성과 선병질적 감수성을 지닌 소설의 화자 마르셀의 기억 속에서도 재현된다.

작가가 그랬듯 소설 속의 ‘나’도 온갖 형태의 행복을 추구하고 제 나름의 성공을 거두지만, 그것들은 결국 시간의 무자비한 파괴력 앞에서 덧없이 무너져버릴 운명에 있다.

삶은 결국 잃어버린 시간이다. 그러나 작가는 감각 속에 남아있는 기억을 예술 작품으로 정착시킴으로써 삶을 시간의 독재에서 얼마쯤 해방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이 끝난 1871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진 1914년까지를 프랑스인들은 흔히 벨에포크(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부른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제3공화국 전반기에 해당하는 이 시절의 풍속사이자, 화자의 기억과 관찰과 자기분석을 통해 축조된 심층심리학이기도 하다.

제2부 ‘꽃피는 아가씨들의 그늘에’는 1919년 공쿠르상을 받았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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