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체외수정을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백인 부부가 흑인 쌍둥이를 낳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영국 BBC 방송은 불임 클리닉을 찾은 이 부부가 최근 출산한 흑인 쌍둥이에 대해 의학적, 법적 논란이 일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부모와 피부색이 다른 아기가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클리닉측의 실수 때문일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체외수정 과정에서 흑인 남자의 정액이 부인의 난자에 잘못 주입됐거나 흑인 부부의 수정란이 섞였다는 것이다.
부부가 유전적으로 흑인이지만 백인 형질이 나타나는 ‘유전적 기형’일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부부는 쌍둥이를 친자로 인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흑인의 유전자를 제공한 생물학적 부모가 나타나 양육권을 주장할 경우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1993년 병원의 실수로 흑인 쌍둥이를 출산한 네덜란드의 백인 부부는 양육권을 인정받았지만 98년 미국에서는 한 백인 여성이 출산한 흑인 아기를 생물학적 부모에 넘겨주라는 판결이 나왔다.
런던 부인과학센터의 모하메드 타라니시 박사는 “체외수정 때 다른 사람의 정액이나 난자, 수정란이 섞일 확률은 100만분의 1 이하”라며 “시험관 시술을 고려하고 있는 부부들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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