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 지도부가 16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총무회담에서는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기로 어렵게 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19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재선의원만 돼도 기대를 감추지 않아 각당의 당내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한나라당은 법사, 정무, 재경, 통외통, 교육, 과기정통, 보건복지, 건설교통, 여성위 등 9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2년 임기를 미처 채우지 못한 나오연(羅午淵) 재경위원장과 김형오(金炯旿) 과기정통위원장만 유임시키고 나머지는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인선은 다선을 우선으로 하되 위원장 경험이 있거나 현재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은 배제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3선 이상인 이부영(李富榮) 신영국(申榮國) 박종웅(朴鍾雄) 의원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통외통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는 이 의원은 대북정책과 관련, 당의 보수노선과 다른 진보적 입장을 펴 온 만큼 적임자가 아니라는 반론이 만만찮다.
박 의원 역시 1순위로 희망한 문광위가 민주당 몫으로 정해진 데다 2순위는 공교롭게도 통외통위로 이 의원과 겹친다. 박 의원은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며 사사건건 당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를 비난해 왔기 때문에 위원장을 맡기더라도 중요 상임위는 안된다는 당내 반발이 무성하다.
신 의원도 건교위원장을 희망하고 있으나 의원들이 제1순위로 꼽는 인기 상임위여서 윤한도(尹漢道), 백승홍(白承弘) 의원 등 재선 의원만도 3명 넘게 위원장을 희망했다.
민주당은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맡을 운영위원장, 4년 임기의 김덕규(金德圭) 정보위원장, 얼마전 취임한 이윤수(李允洙) 환경노동위원장을 뺀 국방, 행자, 문광, 산자, 예결위원장을 바꿀 방침이다.
3선인 이해찬(李海瓚ㆍ문화관광) 김원길(金元吉ㆍ예결) 김옥두(金玉斗ㆍ행정자치) 장영달(張永達ㆍ국방)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당내에서 계파간 나눠먹기라는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경선과정에서 진 빚을 갚는 형식의 논공행상식 위원장 배분이라는 비난이다.
한편 농림해양수산, 윤리특위 등 2석의 위원장을 차지할 자민련은 초선까지 위원장 경쟁에 가세한 후유증을 우려, 김종필(金鍾泌) 총재에게 인선을 일임했으나 그 또한 의원들의 읍소 작전에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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