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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회계부정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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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회계부정 태풍

입력
200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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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기업 엔론과 타이코, 월드컴 등의 잇단 회계부정 사건으로 정경유착 스캔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기업인으로 활동할 당시 내부자 거래와 부정회계에 연루됐었다는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야당인 민주당은 대기업 회계부정사건은 물론 부시 대통령의 기업가 시절 전력 등을 올가을 중간선거에서 정치공세화할 태세여서 회계부정사건은 미국 정가의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업인 부시의 전력 시비

텍사스 주지사 출신인 부시 대통령이 정치인으로 입문하기 전 미 프로야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를 비롯해 하켄 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기업을 운영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부시의 이같은 경력은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출신이라는 학력과 함께 ‘CEO(최고경영자)형 정치인’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부각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부시의 이같은 화려한 이력은 뉴욕 타임스의 저명한 경제컬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이 지난달 부시 대통령이 하켄 에너지 이사 재직 시절 내부자거래와 회계부정을 저지른 혐의가 있다고 폭로하면서 이제는 오히려 ‘부정한 기업가’로 몰리게 하는 불똥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크루그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하켄 에너지 이사 겸 회계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이던 1989년 하켄 에너지의 주가가 손실공개로 폭락하기 직전에 소유 주식의 3분의 2인 85만달러 어치를 매각한 뒤 이를 34주 후에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하켄 에너지는 당시 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내부자에게 자회사를 매각해 이익을 남긴 것처럼 회계를 처리함으로써 1,000만 달러의 손실을 은닉했다가 SEC에 적발됐었다.

당시 SEC는 하켄 에너지에 그 해의 영업실적을 다시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부시의 주식 거래 내역을 조사했지만 아무런 조치없이 조사를 종결했다. 크루그먼은 당시 이 문제가 덮어졌던 배경에는 당시 대통령이 부시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였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는 이에 앞서 자신이 CEO로 있던 적자 중소에너지업체 ‘스펙트럼7’을 하켄 에너지에 200만 달러에 매각하면서 상당량의 주식과 함께 이사 자리를 받았다.

이에 대해 부시대통령은 2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한 교회를 방문 중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내가 한 모든 행동은 완전히 공개되고 철저히 검증된 것으로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으나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현재 가족 별장인 케네벙크포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8일 백악관으로 귀임하는대로 대책회의를 갖고 기업회계부정 방지대책을 마무리 지은 뒤 9일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행할 연설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야당의 공세

민주당은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대기업의 회계부정사건을 정치공세로 재점화하기 위한 ‘호재’로 보고 즉각 비난하고 나서는 한편 의회에서도 이를 물고 늘어질 계획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대변인 제니퍼 팔미에리는 2일 “하켄 에너지 사건은 엔론 사건의 복사판”이라고 주장하고 “부시 대통령과 역시 SEC의 조사를 받고 있는 할리버튼 CEO출신 딕 체니 부통령이 기업의 회계부정을 어떻게 조성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고 공격했다.

또한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7일 “부시 행정부가 재계와 너무 유착돼 있다”고 주장하며 SEC의 하비 피트 위원장의 교체를 제기했다.

대슐 위원장은 “SEC가 규제책을 내놓기에 앞서 회계사들과 잦은 접촉을 갖는 등 밀착관계가 심하다”고 지적하고 “현 정부와 기업 간의 유착과 관련된 책임은 피트 위원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대슐 의원은 또 SEC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하켄 에너지의 이사로 재임할 때 회사주식을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신고된 데 대한 당시 SEC의 조사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여름 휴회를 3주일 남겨 놓은 의회에서는 하원 금융위원회가 8일 월드컴 사태 청문회를 여는 것을 시발로 대기업 회계부정사건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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