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7일 발표한 서해교전 조사결과를 놓고 군내에서 주요 군사기밀들이 여과없이 대량 노출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발표내용도 ‘결과에 맞춘 사후분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더욱이 주요 군사기밀 노출에 대해서는 군내에서의 비난여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해군의 영관급 장교는 “일부 언론의 추측성 보도를 해명하기 위해 평소같으면 노출시 국군기무사의 조사가 수반될 군사기밀들이 너무 쉽게 공개됐다”며 “이는 결국 북한을 이롭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군 관계자들은 서해교전 후 일반에 공개된 주요 군사기밀 사항으로 ▦해군 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 ▦고속정과 초계함의 무장과 경비 위치 ▦북한 스틱스미사일과 실크웜 미사일 레이더파에 대한 우리측의 감지능력 ▦북한 해군에 대한 감청경로 등을 지적했다.
우선 KNTDS에 대한 구체적 작동내용이 국회 국방위원들의 해군2함대사령부 방문조사 후 공개됨으로써 해군의 레이더 탐지 능력과 범위, 상하 부대·함정간 지휘통제상황이 그대로 노출됐다.
또 해군 초계함에 76·40㎜포가, 고속정에는 40·20㎜포가 각각 장착돼 있다는 내용과 평소 적재 탄약수까지 공개됐다. 북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정도에 따라 고속정 편대(2대) 출동→추가 편대 투입 등의 단계도 알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함대함·지대함 미사일의 레이다 작동을 우리 측이 즉각 감지할 수 있고 북한 함정간, 해안 부대간의 통신에 대한 감청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북측에도 알려졌다.
이밖에 위기상황 시 공군, 지상부대와의 합동작전 상황 등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편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의도와 관련,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의 분석결과에 대해 기존의 분석 담당자들은 “여론에 떼밀려 제반상황을 지나치게 결과론적으로 꿰어 맞추고 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합참은 지난달 북 경비정이 NLL을 4차례 침입했을 때마다 보도자료를 통해 “NLL 인근 북 해상에서 조업 중인 북한 어선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으나, 7일 발표는 이를 완전히 뒤집었다.
전비태세겸열실은 6월11, 13일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을 우리측 반응확인 목적으로 추정했고 27, 28일의 경우도 북 어선 대부분이 이례적으로 연안에만 머무른 점과 북 경비정이 종전과 달리 2개 방향에서 동시에 NLL을 침범한 점 등을 들어 도발의 명백한 사전 징후로 결론지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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