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뉴스의 월드컵 대회에 대한 과잉, 경쟁 보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경실련 미디어워치는 8일 월드컵 기간 KBS, MBC, SBS 방송 3사 메인뉴스에 대한 모니터보고서 ‘월드컵과 뉴스보도’에서 “오락, 교양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할 뉴스마저도 국민의 관심과 열기를 핑계 삼아 월드컵으로만 채웠다”며 “뉴스가 아니라 스포츠 뉴스와 월드컵 특집 방송이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미국전이 열린 6월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동안과 이탈리아전(18일), 스페인전(22일), 독일전(25일)이 벌어진 당일의 KBS1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를 분석했다.
한국전이 열린 18일, 22일, 25일 뉴스를 보면, SBS ‘8뉴스’는 각각 23, 27, 30꼭지를 내보내면서 전부 월드컵 관련내용으로만 채웠다.
KBS1 ‘뉴스9’도 94%, MBC ‘뉴스데스크’는 96%를 월드컵 관련 내용으로 보도했다. 보고서는 “6월13일 여중생 2명이 미군장갑차에 치어 숨진 사건도 MBC에서만 보도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월드컵경기 중계로 뉴스가 고무줄 편성된 것도 지적했다. 16일 SBS ‘8뉴스’는 15분 방송된 반면, 14일 MBC ‘뉴스데스크’는 무려 2시간이나 방송했다.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 양적으로 뉴스를 늘리다 보니, 똑같은 내용을 반복 보도하는 경우도 많았다.
10일 KBS1 ‘뉴스9’는 4번째와 42번째 꼭지를 ‘붕대투혼 빛났다’로 똑같은 내용을 기자만 달리해서 보도하기도 했다는 것.
‘붉은악마’의 공식후원업체 SK의 로고가 여러 번 노출되는 등 월드컵 관련상품 및 기업 간접홍보의 문제도 심각했다.
미디어워치는 “국가적인 규모의 행사나 사건을 보도할 때 방송뉴스가 보다 성숙한 보도태도를 보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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