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지자제시대가 1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벌써부터 장래가 어두워 보인다.특히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단체장들의 부적절하고 몰염치한 처신과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행태가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서울시장은 히딩크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행사에 가족을 불러 기념촬영하게 했다가 항의를 받자 사과하고도 방송에 나가 거짓말까지 했다.
또 태풍에 대비해야 할 시간에 부인의 사적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했다. 부시장은 출신 지역구를 위해 예산을 많이 따내주겠다며 사실상 2년 후의 총선운동을 했다. 제주지사는 3,000만원을 들여 18만 가구에 인사장을 보내면서 공무원들을 발송작업에 동원했다.
목포시장은 자택에 시예산으로 집기를 들여 구설수에 올랐고, 안산에서는 시장 취임식이 끝난 뒤에도 직무인수위원회가 업무보고를 받아 의심을 샀다.
더 나쁜 것은 공약을 휴지로 만드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은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보수만 하려던 울산 종합운동장은 신축으로 선회했으며 울주의 원전 추가 건설을 백지화하겠다는 공약도 백지화했다.
재검토ㆍ백지화의 장본인들 중에는 최근까지 해당 지자체에서 고위간부로 일했던 사람도 있어 다른 공약도 신뢰를 잃게 됐다.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고 공약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많은 단체장들이 관사를 매각하거나 다른 용도로 쓰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집무실 외벽을 유리로 바꾼 단체장들도 있다.
투명행정 의지는 당연히 임기말까지 이어져야 하겠지만, 우선은 공직자로서의 자세부터 가다듬어야 하겠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다음 문제다. 이번 지자제는 한나라당 일당 지배구조로 짜여져 처음부터 우려되는 점이 있었다. 그런 우려에 덧칠이라도 하듯 벌써 곳곳에서 자질시비가 일고 있으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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