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부모의 걱정과 욕심은 끝이 없다.외모도 경쟁력이 되는 요즘은 얼굴 생김새나 신장까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인지 어린이의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각종 영양제가 다이어트 보조식품만큼이나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녀가 평균 신장에 못 미치는 경우 부모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식
생활이 개선되면서 성인 평균 신장이 남자는 10년 전보다 3.2㎝, 여자는 2.8㎝가 커졌지만 여전히 왜소한 사람도 적지 않다.
문제는 키가 지나치게 작은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소외되기 쉽다는 것이다. 작은 키의 원인과 키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키가 너무 작아요
의학적으로 ‘키가 작다’는 것은 같은 나이와 성(性)의 아이 100명 중 세 번째 이하로 작은 ‘왜소증’이거나 3세가 넘어 1년에 4㎝도 자라지 않는 ‘성장 장애’를 일컫는다.
성장 장애의 원인은 가족성 저신장이 가장 흔하다. 대개 엄마 아빠가 작으면 매년 성장 속도는 정상이지만 성인이 됐을 때 결국 저신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천적인 원인으로는 호르몬 분비 이상이나 심장병, 간질환, 위장질환 등이 있으며, 터너증후군 등 선천적인 질병이 있거나 심한 영양 결핍이나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의 예상 신장이 남자(20살 기준)는 165㎝, 여자(18살 기준)는 150㎝ 이하일 때를 저신장증으로 진단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이덕희 교수는 “저신장의 80% 정도는 키가 작은 부모로부터 유전된 ‘가족성 저신장증’ 때문이며, 10% 정도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유전적 이상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10~12세 사이의 사춘기 이전까지 1년에 키가 4㎝ 이하로 자라면 성장 호르몬 결핍증이나 기타 질환에 의해 성장이 안 되는 경우는 병적인 것이므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아이가 키가 작다고 생각되면 또래 아이들과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소아과에 가서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때 몇 년간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측정한 기록을 가면 좀더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유전적 이상이 아닌 단순 저신장증은 부모의 키를 이용해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남자의 경우 [아버지의 키(㎝)+어머니의 키(㎝)+13㎝]/2, 여자는 [아버지의 키(㎝)-13㎝+어머니의 키(㎝)]/2이다.
▼작은 키를 어떻게 키울까
먼저 자녀의 키가 왜 작은지를 알아야 한다. 영양문제나 연골질환, 다운증후군, 신장질환 때문이라면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주거나 질환을 치료하면 된다.
운동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자녀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지면과 수직이 되는 줄넘기, 농구, 조깅, 점프 동작 등의 운동을 하루 20~30분씩 1주에 5회 이상 꾸준히 하도록 한다.
충분한 영양 보충도 중요하다. 5대 영양소인 단백질, 칼슘, 무기질, 비타민, 당분, 지방을 매일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특히 2세 이전에는 충분한 영양 공급과 함께 편식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 숙면을 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성장호르몬 분비가 많다.
보통 잠든 지 45~90분 뒤, 저녁 10시~새벽 2시에 성장호르몬이 평소보다 40배 이상 분비되므로 이 때 잠을 설치면 성장에 장애가 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저신장증클리닉 이기형 교수는 “부모들은 성장기에 자녀들이 밤 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이나 채팅, TV시청 등으로 수면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성장호르몬이 부족해 키가 안 크는 경우라면 부족한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강남성모병원 소아과 서병규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염색체 이상의 한 종류인 터너증후군, 만성 신부전증 등 세 가지 경우에는 성장 호르몬 투여가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성장호르몬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비용도 많이 저렴해졌다.
치료는 뼈가 자라고 있는 동안 즉, 사춘기가 끝나기 전에 실시하는 게 좋다. 서 교수는 “여아는 초경 이후 2년 뒤인 14~15세, 남아는 16~17세까지가 효과적”이라며 “투여 기간은 대개 2~3년 정도, 최소 6개월 이상은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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