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고문직 사임 의사를 밝힌 ‘백악관의 여걸’ 캐런 휴즈(45)가 8일 워싱턴을 떠난다.그가 떠나면서 백악관의 권력 공백은 칼 로브 고문이 채울 것으로 보이지만 휴즈는 귀향 후에도 비상임 고문으로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백악관의 전략기획 업무를 관장하는 휴즈는 부시가 “그가 없이는 어떠한 중대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신뢰를 독차지한 백악관의 실세였다. 그의 퇴진은 백악관 대통령 보좌진에 ‘텍사스주 크기 만한’ 공백이 발생, 권력 균형을 깨는 요인이 될지 모른다.
휴즈의 능력에 눌려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칼 로브 고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로브 고문과의 균형을 이룰 만한 측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휴즈는 고향 텍사스로 귀향한 후에도 백악관 비상임고문으로 특별계약을 체결, 부시의 참모 노릇을 계속하게 된다. 그가 맡은 역할은 텍사스주 크로포드 별장에 차려진 부시의 재선캠프팀장이다.
휴즈는 백악관과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수시로 자신의 견해를 개진할 뿐 아니라 매월 1주씩 워싱턴에 올라와 백악관 참모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또 부시의 여름 휴가기간 중 크로포드 목장에 함께 머물며 올가을 중간선거 전략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 중간선거 전략팀장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는 지난달 30일 휴즈의 송별회를 열어주는 등 각별한 성의를 보였다. 부시는 백악관 참모들이 모두 참석한 이날 송별연에서 “휴즈 고문은 비록 주소는 텍사스로 옮기지만 계속 우리의 이너 서클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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