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3년 7월6일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이 파리 교외 정신병원에서 43세로 작고했다. 모파상의 글쓰기는 삶의 마지막 10여년에 집중되었다.그는 이 길지 않은 기간에 단편소설 300여 편과 ‘여자의 일생’(원제는 ‘어떤 삶’의 뜻) ‘벨아미’ ‘몽토리올’ ‘피에르와 장’ ‘죽음처럼 강하다’ ‘우리들의 마음’ 등 장편 소설을 썼고, 더 나아가 시와 희곡, 기행문에까지 손댔다.
노르망디의 미로메닐에서 태어난 모파상은 파리에서 법률을 공부하다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 참전한 뒤 극심한 염전(厭戰) 감정에 빠져 문학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모파상의 문학 이력에는 선배 작가 둘이 개입돼 있다.
한 사람은 어머니의 오랜 친구인 귀스타브 플로베르다. 모파상은 교육부 공무원으로 생계를 꾸리며 그에게서 문학 수업을 받았다. 또 한 사람은 플로베르의 소개로 알게 된 에밀 졸라다. 졸라는 자신이 주도하는 자연주의 문학 동인 ‘메당파(派)’에 모파상을 끼워넣음으로써 그의 공식 등단을 실현시켰다.
센강 좌안(左岸)의 메당 별장을 근거지로 삼은 메당파는 1880년에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소재로 한 6인 공동 창작집 ‘메당 야화(夜話)’를 냈는데, 여기에 모파상의 출세작 ‘비곗덩어리’가 수록됐다.
프로이센군에게 점령된 루앙에서 디에프까지 가는 역마차를 배경으로 부르주아의 이기주의와 허위의식을 묘사한 중편 ‘비곗덩어리’는 스승 플로베르를 비롯한 프랑스 문인들과 일반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으며 모파상이라는 작가의 등장을 축성(祝聖)했다.
모파상의 단편 가운데 우리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것으로는 ‘목걸이’가 있다. 친구에게 빌렸다가 잃어버린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모조품인 줄 모르고 빚을 갚기 위해 10년 세월을 고생하는 어느 여자 이야기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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