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작가 헨리 윌리엄스의 생태소설 ‘수달 타카의 일생’이 우리 글로 번역돼 나왔습니다.수달 사냥이 성행하던 1920년대 영국의 이야기지만, 수달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우리나라 독자에게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기자는 그 내용과 함께, 책을 번역한 출판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물코라는 이 출판사는 지난해 5월 등록했고 올 3월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라는 첫 책을 냈습니다.
두번째 책이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이고 수달 타카가 세번째 책입니다.
그런데 ‘그물코’는 고작 책 세권을 냈을 뿐인데도, 출판가에서 생태 및 환경 전문 출판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책 모두 재판까지 거의 다 나갔다고 하니, 신생 출판사치고는 장사도 잘한 편이지요.
푸른역사는 대중 역사서를 주로 냅니다. 직원이 한 사람인 그물코보다야 규모가 크지만 역시 작은 출판사에 속합니다.
97년 등록한 푸른역사는 ‘새로 쓰는 백제사’ ‘정도전을 위한 변명’ ‘영조와 정조의 나라’ 등 눈길 끄는 책을 잇따라 냈으며 그 덕분에 외환위기 때도 별 어려움이 없었답니다.
출판사 관계자는 “우리 뒤를 이어 다른 출판사들이 대중 역사서 분야에 많이 뛰어들었다”며 “그래도 이 동네에서는 대중 역사서 하면 푸른역사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이들 출판사의 모습에서 기자는 소형 출판사의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소형 출판사가 대형 출판사와 경쟁을 벌이면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대형 출판사에는 막대한 자금력과 우수한 인력 그리고 그것들이 바탕이 된 뛰어난 기획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소형 출판사는 분명 그들과 달라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전문화 같습니다.
한국출판연구소의 관계자는 “출판 선진국에서는 이런 경향이 나타난 지 오래”라며 “책 판매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소형 출판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전문화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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