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란 무엇인가' 헬무트 안하이어 등 엮음재단이라고 하면 흔히 포드, 록펠러, 카네기, 켈로그 재단과 같이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갖는 미국의 대규모 기부금조성 재단을 떠올린다.
실제로 미국의 재단들은 20세기 초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자선적 기부에 나서 현대적 의미의 재단은 ‘미국의 발명품’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등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한 나라에서는 이러한 기부금조성 재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이들 나라에서는 자기 자기 고유의 프로젝트만을 운영하는 운영재단이나 정부지원재단이 더욱 발달해 있다.
영국 런던정경대 시민사회센터 소장 헬무트 안하이어 등이 쓴 ‘재단이란 무엇인가’는 이처럼 정치적ㆍ사회적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한 재단의 유형을 살피면서 재단의 바람직한 역할을 모색하는 책이다.
중세 시대에는 재단이 교육기관, 의료기관과 동의어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20세기 들어서도 봉건적 흔적이 짙다는 이유로 재단이 사회적 불신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만은 달랐다. 자본주의 경쟁체제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는 부의 재분배가 사회의 중요 의제가 일찍부터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책은 재단의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의 재단을 비교하고 그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핀다.
외국 재단의 배경과 실정이 비록 우리와는 맞지 않더라도 기부문화와 재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참고로 할 만하다.
저자들은 특정인이나 특정기업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로부터 재원을 모금받는 지역사회재단의 발달은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러한 유형의 재단을 통해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지원을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갈 것을 제안한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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