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명절인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 전역에 테러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4일 오전 11시 30분(미 서부시간)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의 이스라엘 국영항공사 엘알 매표소 앞에서 이집트계의 50대 남자가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미 연방수사국(FBI)은 범행이 테러와 연계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으나 불안 속에 시가행진 등 독립기념일 축제를 즐기던 미국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LA경찰국은 45구경 권총과 사냥용칼로 무장한 백인 1명이 국제선 청사 안에 있는 엘알 매표소 앞으로 다가오면서 총탄 10여발을 항공사 직원과 줄지어 서있던 승객들에게 난사하다 이 항공사 보안요원이 응사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범인이 10년 전 이집트에서 이주해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살고 있는 헤샴 모하마드 하다예트(41)라고 밝혔으며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범인은 미 영주권이 있으며 직업은 리무진 운전사다.
총격으로 20대 항공사 여직원 1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이스라엘 국적의 보석수입상 1명과 61세의 승객이 병원으로 후송 도중 숨졌다. 범인인 휘두른 칼에 찔려 보안요원 등 4명이 부상했다.
제임스 한 LA 시장은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까지 이번 총격사건이 테러와 관련됐다는 증거나 정보가 없기 때문에 테러와 무관한 별개의 사건으로 추정되지만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트 매클로플린 연방수사국(FBI) LA 지부 대변인도 “테러조직이 관련됐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테러와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CNN 등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범인이 총격을 가하기 전 “아티에(사람 이름 추정)가 내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외무부는 테러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사건은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규정했다.
사건이 나자 경계령이 내려져 있던 LA 공항 국제선청사에서는 수천명의 여행객들이 청사 밖으로 대피했으며 인천행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제선 여객기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됐다.
LA국제공항에는 이번에 사고가 난 엘알 항공사 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에어 프랑스 등 33개 항공사가 입주해 있으며 하루 이용객 기준으로 미국 제3위의 공항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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