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럭셔리패션으로 서양복식전통의 정수격인 파리 오트쿠틔르에 변화의 물꼬를 트고싶어요. 한국축구가 세계를 놀라게 했듯 한국적인 감성도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디자이너 이정우씨가 ‘Jeong Woo Lee’브랜드로 10일 오후 8시 파리 생토노레가에 위치한 BMCS 쇼룸에서 오트쿠틔르(고급맞춤복) 데뷔무대를 갖는다.
이씨의 오트쿠틔르 진출은 파리에서 활동하는 김지혜씨를 제외하고는 순수 국내파 디자이너로는 처음이다.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의 딸로 어머니를 도와 1993년부터 파리 프레타포르테(기성복) 컬렉션에 참가, 누구보다 파리패션계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가 오트쿠틔르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치밀한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다.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나 구치그룹 같은 막대한 자본과 마케팅력을 앞세운 패션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세계 패션계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움직이는 대량생산체제의 프레타포르테보다는 디자이너의 개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오트쿠틔르가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올 초부터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을 겨냥한 최고급 이브닝드레스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작업의 하나이다.
“나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옷, 세상에 두개는 없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이번 쇼에서는 전통적인 궁중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25벌의 옷들을 선보입니다. 뒤꽂이와 족두리 자개장식 등의 액세서리가 현대적으로 해석되고 오간자와 양단 망사 등 관능과 품격을 동시에 표현하는 소재들이 호사스런 이브닝드레스로 탄생합니다. 서양의 전통에선 볼 수 없었던 ‘뉴 쿠틔르’를 선언하는 작업이 될 겁니다.”
올 추동시즌 의상을 선보이는 이번 파리 오트쿠틔르 컬렉션은 8~11일 펼쳐지며 크리스찬 디오르, 샤넬, 웅가로, 베르사체, 발렌티노 등 세계적인 패션하우스를 비롯 디자이너 26명이 발표회를 갖는다.
이씨의 오트쿠틔르 진출은 이씨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브랜드 IIDA를 판매하고있는 CJ39쇼핑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이성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