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오영교 사장은 최근 중국지역 이효수 본부장으로부터 다소 곤혹스런 e메일을 받았다.“중국 국영 CCTV5가 월드컵 전경기를 중계해 중국 인민들도 6월 한달간 열기에 들떠 지냈다”로 시작한 e메일은 “이러한 열기가 국가 이미지 제고 및 수출확대로 연결되기를 기대했지만 현지 언론의 한국비하 논조가 계속되고 이곳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반한 반응이 심해 기업들의 마케팅이 큰 차질을 빚고있다”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한국이 심판을 구워삶아 4강에 오르는 바람에 월드컵과 아시아의 이미지를 흐렸다”는 식의 중국 언론의 악의적 보도로 인해 상하이 등 일부 개방지역을 제외한 중국 전역에 반한감정이 일고 있으며 한국 기업인이나 유학생들이 위협을 느끼는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중국 언론이 한국을 비트는 이유와 배경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대국답지 않은 중국의 편협성과 이중성을 보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도 덩달아 험악해지고 있다.
중국인의 한국관은 호ㆍ불호가 섞여 있었지만, 그동안 우리는 한쪽만 주시하는 바람에 더 큰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역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돌출된 ‘중국 후유증’은 수교 10년에 이르는 중국을 냉정하게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과민한 양국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겠지만, 차제에 우리 사회가 그동안 중국에 대해 갖고있던 지나친 기대나 과잉 호의를 접고 중국이 곧 아시아의 미래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던 행태를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이나타운 건설 등 중국인의 한국투자를 유치하는 건국대 양필승 교수도 “언제 중국이 한국에 호의를 보인적이 있느냐”며 이미 10년전의 가난한 나라가 아닌 중국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후유증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분석과 접근을 달리한다면 이번 현상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도 적지 않다”는 이효수 본부장의 지적도 이런 맥락이다.
이태규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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