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나자 장마 시즌이다.장마철에는 높은 습도와 잦은 비 때문에 짜증과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옷차림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승부사는 위기에 강하듯 진짜 멋쟁이는 장마철에도 남다른 패션감각을 발휘해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법.
남성복 브랜드 ‘스위트 리벤지’를 내놓으며 패션계의 기린아로 급성장한 디자이너 홍승완씨와 패션계의 대모 진태옥씨의 딸이자 자신의 이름을 딴 아방가르드 패션으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노승은씨가 소위 ‘장마패션’에 대한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노= 장마철은 일년에 한달 운명처럼 주어진 것이니까 짜증내기 보다는 즐겨보겠다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쫙쫙 내리는 비를 보면서 속이 후련하다고 스스로 세뇌를 시키는 겁니다. 그럼 장마철 옷입기도 놀이처럼 재미있어 질 수 있거든요.
홍= 그러려면 좀 산뜻한 색상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기분을 밝고 가볍게 유지해야하니까요.
그러나 산뜻하다고 해도 빨강이나 노랑 등 원색은 좀 더워보이구요, 시원한 느낌의 파란색에 흰색, 또는 파란색에 밝은 회색을 매치시키는 것이 가장 경쾌한 느낌을 줍니다.
노= 비 올 때는 디자인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장마에는 치마를 고집합니다.
바지는 뒷자락에 빗물이 튀면 얼룩이 져 흉하지만 맨다리에 치마를 입으면 빗물이 좀 튀어도 화장실에서 물로 싹 씻어내면 깔끔하잖아요?
또 젖은 바지자락이 종아리에 척척 감기는 느낌도 없어 좋구요.
홍= 남자들은 치마를 입기는 그렇고, 대신 바지를 좀 깡총하다 싶을 정도로 짧게 입는 게 좋습니다.
발목 복숭아뼈에 딱 걸쳐지는 길이 정도에 폭이 넉넉한 통바지면 금상첨화예요. 멋스러운 데다 바지자락이 젖어 축 늘어지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노= 장마철에는 소재 선택도 신중해야 해요. 마 같은 천연섬유는 습기를 빨아들이면 축 늘어지고 주름도 쉽게 가서 장마철에 입기는 부담스럽거든요.
홍= 저는 쿨 울을 선호합니다. 시원하고 실루엣도 멋지게 나오는데다 습기를 잘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빗방울이 묻어도 툭툭 털면 다 떨어집니다.
노= 수영복 천으로 많이 쓰이는 폴리에스테르와 라이크라 혼방 소재도 젖어도 금방 마르고 촉감도 시원해서 좋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면을 참 좋아하는데 일부러 구김을 넣은 면소재는 빗물에 적셔도 지저분해보이지 않아서 매력적이예요.
홍= 멋쟁이가 되려면 액센트가 필요한 데요, 저는 우리나라 남성들이 장마철에는 레인코트 한 벌쯤 휴대하고 다녔으면 해요.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났을 때 아주 유용한 데다 은근히 멋스럽거든요. 무릎길이나 반코트 정도의 길이에 안감없이 면코팅된 레인코트를 권하고 싶어요.
노= 저는 장마철에는 꼭 우산을 액세서리로 삼아요. 디자인이 독특한 긴 우산만 고집하는데 옷은 물론 액세서리 하나에도 신경 쓰는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또 머리는 젤을 발라 젖은 머리처럼 뒤로 깔끔하게 넘겨 정돈합니다. 상큼한 느낌을 줘서 장마철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홍= 비단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옷차림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즐거움을 느끼려면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결국 개성이 중요하거든요.
노=맞아요. 트렌디하다고 유행상품으로 온몸을 휘감는 것처럼 바보도 없어요.
강조하고 싶은 곳 딱 한군데만 유행아이템을 적용하고 나머지는 색상이나 원단의 질감차이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이야말로 멋쟁이의 비결이라는 것, 백번 강조해도 넘치지 않을 것 같네요.
약속이나 한듯 블루와 화이트로 배색한 장마철 패션을 하고 나타난 홍승완(왼쪽)씨와 노승은씨. 홍씨는 하얀색 줄무늬 셔츠 위에 블루톤 레인코트를 걸쳤고 노씨는 흰색 셔츠와 치마에 터키석 목걸이로 청량감을 강조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입력시간 2002/07/04 19:22
■"비옷이 꼭 캐주얼 같네"
장마철에는 아이들 외출준비도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몸놀림이 민첩하지 못해서 우산 하나로 비를 피하기가 쉽지않다. 여름이면 아이들용 우비와 장화가 꾸준히 팔리는 것은 이 때문.
올해 아이들용 비옷은 전형적인 망토나 코트 스타일에서 많이 벗어났다. 재킷과 바지를 따로 분리해 언뜻 보기엔 캐주얼한 스포츠웨어 같다.
아동용 비옷 ‘클래식 푸우’를 내놓고 있는 ㈜뽀르따의 김준모 사장은 “비 올 때만 입는 옷은 왠지 사기 아깝다는 생각때문인지 요즘 엄마들은 비 올 때와 야외서 레포츠를 즐길 때 두루 입을 수 있도록 겸용성을 갖춘 우의를 많이 찾는다”고 상하의 분리형 비옷의 인기를 설명했다.
분리형은 활동성에서도 코트형보다 우수하다.
소재도 달라졌다. 전에는 100% 비닐로 만든 우의가 많았지만 요즘은 방수코팅한 나일론 천이 많이 사용된다.
비닐로 만든 우의는 통풍이 안돼 덥고 갑갑하지만 나일론의 경우 가볍고 통풍도 잘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우의를 고를 때는 그냥 홑겹 나일론 제품보다는 망사천을 안감으로 덧댄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요령이다.
나일론이 몸에 감기는 것을 방지하고 겉은 비에 흠뻑 젖어도 살이 닿는 안쪽은 보송보송한 촉감을 유지해 쾌적하다.
아이들 비옷을 구입할 때는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시중 백화점에선 아동용 우의나 장화를 파는 곳이 거의 없고 재래시장에서도 종류가 매우 한정돼있다.
아동용 장마용품 구입처
▲하프클럽(www.halfclub.com) ‘장마철 의류기획전’을 실시중이다. ‘클래식 푸우’ 비옷세트 4만8,000원.
▲라이코스쇼핑(www.lycos.co.kr) 8월 14일까지 ‘장마대비 상품전’을 연다. 루니툰 캐릭터 아동 우의 재킷 1만9,000원.
▲인터파크(www.interpark.co.kr) ‘빛나는 장마용품전’을 열고있다. 프랑스 키즈명품 ‘빌락’ 캐릭터 우산 2만5,200원, 키티우의 재킷 5만700원.
▲엔에스21(www.ns21.com) ‘장마 아동용품 기획전’이 계속되고 있다. 미키마우스 우비재킷과 장화, 우산세트가 3만9,900원.
■佛두피관리전문가 매그레씨 "머리젖은 채로 잠들면 장마철 비듬생겨요"
“장마철에는 비듬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습하고 더운 환경은 비듬균이 번식하는 최상의 조건이거든요”
프랑스 두피관리 브랜드 ‘르네 휘테르’의 수석강사 장 클로드 매그레(56)씨가 헤어클리닉 강의차 방한했다.
르네 휘테르는 모든 모발관련 트러블은 기본적으로 두피의 건강상태에 달려있다는 주장 아래 두피관리 전문제품만 생산, 세계적 명성을 얻고있는 회사다.
매그레씨는 장마철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을 “머리를 감고 완전히 말리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베개에 닿는 부위가 마르지 않은 채 적당한 습기와 온도를 제공해 비듬균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취침 전 머리를 두피 끝까지 완전히 말려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베갯잇을 자주 햇볕 살균 소독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장마철에는 습기와 땀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를 감기 때문에 두피의 건성화가 진행돼 비듬이 늘어날 수 있다.
매그레씨는 “남자는 하루 한번, 여자는 이틀에 한번 정도가 좋고 잦은 샴푸로 인해 영양이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1주일에 주 2회는 트리트먼트를 해줄 것”을 권한다.
또 산성비는 탈모의 원인이 되므로 비를 맞지 않도록 항상 우산이나 모자를 휴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여성의 70% 이상이 염색과 퍼머를 즐길 정도로 헤어스타일링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두피와 모발의 건강에 쏟는 관심은 덜한 것 같아 아쉽다는 매그레씨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발을 위해서는 염색에 쏟는 정성만큼 두피에도 많은 정성을 쏟을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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