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타계한 은석(隱石) 유청(柳靑) 전 의원은 정치인인 동시에 호남의 스승이었다.1940년 서울상대 전신인 경성고상을 나와 58년 민주당 공천으로 4대 민의원에 당선되기까지 모교인 전주고와 전주상고, 전주북ㆍ남중 교장을 지낸 뒤, 5ㆍ6ㆍ8대 국회의원 시절 문공위원으로 활동하며 교육문제에 정성을 쏟았다.
그의 선친인 소천(少川) 유직양(柳直養)씨는 ‘문화 유씨네 땅을 밟지 않으면 전주에 들어설 수 없다’는 유씨 가문에 태어나 48년 유교를 바탕으로 민족을 일으키겠다는 일념으로 호남 최초의 대학 명륜대(전북대 전신)를 설립한 교육자였다.
이후 한민당 전라도위원장을 지내면서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 등과 함께 활동한 원로 정치인이기도 했다.
유 전의원은 ‘윤보선-유진산-김영삼’라인의 민주당 구파 출신으로 김대중 대통령 등 당시 민주당 신파 인사들과도 관계가 좋아 71년 신민당 전당대회 의장을 지냈으며 유신체제 하에서 야당인 통일당 최고위원 등을 지내다 정계를 떠났다.
이후 83년 전주에 유일여고를 설립했고, 전주고 총동창회장(95~99년) 시절 모교 기숙사를 지은 뒤 동문 성금 11억원으로 장학재단을 조성, 후학 양성에 앞장섰다.
장남 훈근(勳根ㆍ62ㆍ동해펄프 회장)씨의 부인은 ‘대머리 총각’의 가수 김상희(金相姬)씨. 정구영(鄭銶永) 전 검찰총장이 맏사위다.
그가 노환으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전주고 동문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성금을 모아 지난달 16일 전주고 교정에서 그의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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