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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금전신탁에 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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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금전신탁에 돈 몰린다

입력
200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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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인 ‘특정금전신탁’에 시중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시 침체 및 금리 불안 등의 여파로 보다 안전하게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 경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규모가 올들어 6월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0%나 급증했다.

6월말 현재 19개 신탁 겸영(兼營)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수탁 규모는 2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22조5,000억원)이나 6월말(18조5,000억원)에 비해 각각 23.6%, 50.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은행 담당자와 상의해 직접 기업어음(CP)이나 채권 등의 운용자산과 편입비율을 지정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예컨대 고객이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면서 A라는 기업의 CP나 회사채를 구입해 달라고 지정하는 형태다. 특히 은행은 고객의 돈을 특정종목에 투자하되, 편입 자산의 만기를 상품의 만기와 일치시킴으로써 금리변동에 따른 원금 손실 위험을 크게 줄여주는 것이 매력이다.

따라서 실적배당형 신탁상품이면서도 사실상 확정금리 상품에 가깝다. 3개월짜리 신탁상품의 경우 만기 3개월짜리 기업어음이나 3개월 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만 편입, 채권의 시가평가와 상관없이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셈.

더욱이 수익률(금리)도 4.1(1개월제)~5.0%(1년제)대에 불과한 정기예금보다 많게는 2.5~3% 가량 높은 편이다. 요즘처럼 주가와 금리가 계속 요동치는 불안기에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준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은행권도 최근에는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가입기간을 3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한 상품들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투자대상도 주식이나 채권보다는 CP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상태. 중장기적인 안정수익을 추구하는 거액 자산가들을 타깃으로 해외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은행권 최초로 자산의 50%까지 해외 뮤추얼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공채나 금융채, CP 등 국내 자산으로 운영하는 특정금전신탁 상품(가입금액 5,000만원 이상, 신탁기간 1년 이상)을 출시했다.

고객들의 안전투자 경향을 반영, 환율 급등락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이 손실분을 보전해준다.

하지만 특정금전신탁은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며,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높은 수익률만 노리다가 자칫 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도 건질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운용할 경우 발행회사의 신용리스크가 투자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가입하기 전에 반드시 발행회사의 신용도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일단 단기 특정금전신탁상품에 가입, 여유자금을 굴린 후 금리가 고점에 이르면 그때 장기확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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