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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팀은 하나, 포상은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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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팀은 하나, 포상은 셋?

입력
200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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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를 지키는 선수들이 있는데 어떻게 아픈 시늉을 하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동료들이 출전 선수들에게는 힘의 원천이다.”지난 달 스페인과의 8강전 직후 코뼈가 부러진 가운데 출전을 감행한 김태영(32ㆍ전남)은 대표선수 23명 전원이 4강신화의 주역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의 생각은 다르다. 조중연 협회전무는 “686분을 뛴 선수와 출전도 못한 선수가 어떻게 같은 대우를 받느냐”라고 말한다.

조 전무의 주장대로 협회 이사회는 2일 선수들을 3등급으로 나눠 포상금을 차등지급키로 결정했다.

이는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을 낙오자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협회 관계자는 “차등지급 원칙이 지켜져야 대표팀이 제대로 운영된다”고 말한다. 대표선수들의 경기력이 돈에 크게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발언이다.

협회는 1998년부터 차등지급이 원칙이었다고 설명한다. A매치 때도 격려금이 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은 A매치와 차원이 다르다.

대표팀은 올해 6개월을 동고동락해왔다. 선의의 경쟁 속에서 꿈과 실력을 키웠다. 98년 월드컵 팀은 포상금 차이는 받아들였지만 일부 선수들이 출연한 광고수입을 선수 전체가 나눠 갖는 미덕으로 하나된 모습을 과시했다.

5월 월드컵 포상금 계획을 발표하면서 차등지급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던 협회가 이제 와서 ‘원칙’을 앞세우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처사라는 게 축구계 안팎의 중론이다.

16강 진출시 1억원, 8강 2억원, 4강 3억원을 내걸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던 협회의 한 달 전 모습과 지금은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축구협회가 평가한 공로가 지대한 선수조차 “포상금이 차이가 나면 다른 선수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 축구행정가들의 의식은 선수들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

김정호 체육부 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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