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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내성 커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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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내성 커졌나

입력
200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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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폭락하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증시는 나흘째 상승흐름을 이어가 주가 바닥론과 한ㆍ미 증시 차별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지난달 26일 한때 700선까지 붕괴됐던 국내 주식시장은 이 달 들어 뉴욕 증시의 추가 폭락이라는 미국발 악재에 흔들리다가도 외국인과 개인들의 순환 매수로 점차 안정을 되찾으며 연일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의 회계 문제가 한국과 큰 연관성이 없다는 인식과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 심리,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다는 점 등이 반등을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스닥 1400붕괴

회계조작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 미국 월드컴의 최고경영자(CEO)인 존 시즈모어가 공개사과 기자회견을 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그동안 바닥으로 여겨졌던 지지선이 무너지며 다시 추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미 9ㆍ11 테러 이후 최저점으로 떨어진 데 이어 또다시 3.3% 급락하며 1357.85로 마감, 1400선마저 무너졌다. 이는 4년여 전인 1997년 5월19일 1341.42 이후 최저수준. 다우지수도 장 초반 9000선이 허물어지기도 했으나 반등, 9007.75로 겨우 9,000선을 방어했다.

▼회계비리 확산과 테러 공포

이날 하락에는 분식회계 의혹이 월드컴에 이어 프랑스 미디어 그룹인 비벤디 유니버설 등 유럽계 기업으로까지 확산되는 데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반도체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인 전망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7월4일 독립기념일에 추가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부시 정부의 경고가 뮤추얼펀드를 청산 물량과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를 부추겼다.

▼탈 동조화 본격화하나

뉴욕 투자자들이 7월4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숨을 죽이며 주식을 팔아치우는 사이 국내 증시는 바닥을 다지며 차별화(Decoupling)를 시도하고 있다.

3일 종합주가지수는 뉴욕 증시 급락여파로 하락 출발했으나 개인과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로 전날 종가보다 7.13 포인트 오른 753.36을 기록, 지난 6월25일(종가 755.92) 이후 일주일만에 750을 회복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나스닥과 달리 독자적인 움직임을 시도하고 있는 코스닥은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메리트로 인해 탄력적인 반등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전망이 우세하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와는 달리 국내 증시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증시가 미국과 차별화하면서 반등을 지속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외국인의 저가매수 대응등이 서울 증시의 기술적 반등의 이유로 제시되고 있으나, 대미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외부 충격을 완충할만한 시장에너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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