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유명 어린이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가 포맷을 변화시키면서 다시 어린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1969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33주년을 맞는 ‘세서미 스트리트’는 대표적 장수프로그램으로 세계 140여 개국에서 방영될 만큼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어린이들의 시청이 줄고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비단 ‘세서미 스트리트’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은 편성과 제작에 어려움이 많다.
첫째는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시장상황이 과거에 비해 많이 변화했다는 점이다.
‘세서미 스트리트’가 처음 방영되던 196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 ‘세서미 스트리트’는 독보적인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니켈로데온, 디즈니, 카툰 네트워크나 ABC패밀리 채널 등이 어린이 프로그램 제작에 가세하고 또한 VCR이 일반화되면서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과거에는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동반시청하면서 ‘세서미 스트리트’ 같은 교육적 프로그램을 강제적으로 시청하게 했지만 최근 주부들의 사회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아이들의 ‘나홀로 시청’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리모콘을 다룰 수 있는 연령대의 어린이들은 쉽게 다른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한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진은 교육자들의 자문과 심리학자의 분석을 통해 어린이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를 조사했다.
이 조사를 통해 어린이들은 순간적인 흥미거리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구조에 대한 관심도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로써 단순한 등장인물의 변경이나 인물의 성격 변화에 국한하지 않고 개별적인 코너가 전체 프로그램의 이야기 구조 속에서 연동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포맷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결국은 아이들의 시청행태와 이를 제작에 반영하는 과학적 제작풍토를 통해 식어가는 ‘세서미 스트리트’에 대한 사랑을 다시 살려내게 된 것이다.
KBS의 ‘TV유치원 하나, 둘, 셋’도 10일 방송 6,000회를 맞게 된다. 앞으로 어린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지속시키고 어린이 프로그램의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과학적 제작풍토를 참고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김대식 KBS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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