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지막 기자회견이 될 것 같다”며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선수들과 한국사람들에 대한 느낌은.
“나는 한국선수들의 경기와 훈련 모습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요구하는 바를 잘 따라줬고 성실하게 해줬고 그래서 중간에 확신을 갖게 됐다. 한국과 정감 넘치는 좋은 관계를 맺은 이상 당장 내가 떠난다고 간단하게 작별을 고하고 싶지는 않다. 계약은 끝났지만 안녕을 말할 수는 없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평가는.
“한국은 팬들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쾌거를 이뤘고 외국에서도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한국대표팀에게 어려운 요구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갖춰 만족한다.
4강은 기대 이상이었고 내 자신의 기대치도 넘는 것이었다. 첫 목표는 16강이었는데 대회 중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
또 1분도 못 뛴 선수들도 있는데 그들도 모두 대표팀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히딩크 감독은 포상금 차등지급 문제를 강하게 의식한 듯 보였다.)”
-한국축구 발전에 대한 생각은.
“곧 현실적인 문제가 닥친다. 주요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했고 1년 내지 1년 반 이내에 새로운 선수가 충원돼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젊은 선수를 키워 2006년 월드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협회가 그런 목표를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향후 거취는.
“월드컵 전 2클럽이 감독 영입의사를 밝혔는데 아인트호벤과 우선 논의 할 것이다. 내가 잘 아는 팀이며 논의가 잘 된다면 그 곳에서 일할 것이다.”
-한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향후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협회도 관계 유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자문이든 고문이든 타이틀은 관계가 없다. 나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 계획인지 협회가 명확히 해주기를 바란다.
우선적으로 나는 유망한 신인들을 유럽에 진출 시켜 2004년 올림픽, 2006년 월드컵에 대비하는 문제에 대해 협회의 책임 있는 인사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한국대표팀과의 관계에 대해 내가 가게 될 클럽에서도 양해를 할 것으로 안다.”
-차기 대표팀 감독은 누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국의 발전을 위해 나의 축구철학, 전략, 아이디어에 대해 협회에 많이 이야기했다. 일단 차기 감독은 안정된 기조 위에서 축구계 내외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맡기 바란다. 언론의 지원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나도 협조하겠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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