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성대 대우교수 김동애(중국현대사 전공)씨는 매주 화요일 11시30분이면 어김없이, 서울세종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한다. 5개월째다.동안(童顔)에 작은 체구, 고집이라곤 없어보이는 그가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학강사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라!”이다.
영남대 강사 이동기(교육학)씨와 ‘한국비정규직 교수노동조합’ 영남대분회회원들은 요즘 파업 중이다.
6월29일이던 1학기 성적표제출시한을 넘기고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논문집필에 몰두해야 할 방학에 파업까지 하며 내세우는 요구는 무엇일까.
“시간당 강의료를 인상하고 강사를 안정된 계약직교수로 채용하라”는 것이다.
대학강사들의 말도 안 되는 강의료, 불안한 지위는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는 아니다. 15년쯤 전부터 당사자들은 노력을 했었다.
전국대학강사협의회를 결성하고 지회를 만들어, 상황설명에 강사료인상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선두에 섰던 이들은 학교를 그만 두어야 했다. 이들의 문제제기, 권리주장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준다.
물론,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해마다 대학교육여건을 조사하여 발표하니까, 강사들의 형편없는 강의료, 47%에 이르는 대학의 높은 강사 의존도는 공개는 된다.
문제는 다들 남의 일로 지나치고 전문대를 포함시키지 않은 수치가 발표되면 사정이 나아진 것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현재 교수의 평균 시간당강의료는 21만 원. 그러나 강사의 그것은 10분의 1인 2만9,000원이다.
강사들이 교수들처럼 주 9시간 강의하면 한 달에 받게 되는 돈은 100만 원쯤. 그러나 대부분의 강사에게는 9시간 강의가 주어지지 않으니 강사들이 살아가는 것이 신기하다.
그 수가 6만5,000여 명인 대학강사는 늘 다음 학기가 불안하다. 학연 따라, 알음알음 쌓아놓은 개인적 친분 따라 강의가 주어진다.
한국비정규직 교수노동조합(www.kangno.com)을 중심으로 강사들이 뭉쳤다.
마음 속 분노를 터뜨리는 이들의 소리에 대학사회, 교육인적자원부, 학부모가 들을 차례다.
“고등교육법 등 어느 곳에도 강사지위를 규정한 곳이 없다. 그러니 강사는 단시간근로자로 볼 수밖에 없는데 단시간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근로기준법조항도 적용받지 못한다. 우리의 법적 지위를 정해달라.”
이동기씨 주장은 더 강력하다. “6만 명이 넘으니 강사는 예비교수가 아니라 하나의 직업군이다. 그런데 대학사회는 10분의 1 비용으로 강사를 쓰니 사기꾼이다. 그를 두고 보는 사회는 사기극에 휩쓸린 격이다.”
박금자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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