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지방자치단체가 1일 출범했으나 자치단체장들이 상당수 구속되거나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어 일선 행정이 초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기본 현안 결재는 물론 업무보고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단체장 교체에 따른 인사 대상자들은 아예 손을 놓고 있어 행정공백 마저 나타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당선자 취임식이 치러진 2일 단체장이 구속된 지역에선 ‘옥중취임식’이 벌어지는가 하면 단체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곳에선 썰렁한 취임식이 이뤄졌다.
현재 자치단체장 가운데 검경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당선자는 광역단체장 6명과 기초단체장 50여명.
여기에 선관위에 제기된 당선 또는 선거무효 등 선거소청도 64건에 달하고 있어 최소한 선관위 결정 시한인 다음달 27일까지 해당 지역의 행정은 표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 당선자들 줄줄이 검찰조사와 선거소청
제주도는 우근민(禹瑾敏) 지사가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에 의해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고발돼 있고 신구범(愼久範)씨측이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전남지역에선 화순 강진 진도의 군수당선자 3명이 구속됐다. 윤동환(尹棟煥) 강진군수는 “취임식후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버티다 검찰이 “취임식장에서 강제연행하겠다”고 나오자 자진 출두해 구속됐다.
군수 구속으로 취임식을 무기연기한 강진ㆍ진도군과 달리 임호경(林鎬炅) 화진군수는 부군수에게 취임사를 대독하는 방법으로 ‘옥중취임식’을 강행해 주민들의 비난을 샀다.
전남에선 이들 외에도 9명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ㆍ경북지역에서도 기초자치단체장 31명 중 13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
대구지검은 공무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황대현(黃大鉉) 대구달서구청장과 이태근(李泰根) 고령군수 등 4명을 기소했다.
또한 경남 통영시 김동진(金東鎭) 시장 본인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고, 배한성(裵漢星) 창원시장은 선거운동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돼 개운치 않은 취임식을 가졌다.
전임시장이 임기말 비리혐의로 구속됐던 충남 공주시도 윤완중(尹完重) 시장의 선거운동원 4명이 구속돼 불안한 상황이다.
■ 일선 지역 행정 출발부터 표류
단체장들의 구속과 검찰조사로 해당지역의 행정은 거의 마비 상태. 전남 강진군은 군수 당선자가 구속된 이후에도 상대후보에 줄을 섰던 공무원들에 대한 보복인사설이 나돌고 있다.
군청 관계자는 “군수에 줄을 섰던 사람들은 군수가 나올 날 만을 기다리고 있고 반대편 후보 선거운동을 한 직원들은 안절부절 못하는 데 업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공주시도 윤 시장이 1,000여명의 인사를 초청해 취임식을 갖고 이번 주 중 업무보고를 받기로 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정작 직원들은 검찰수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손을 놓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