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규모 건설사업에 장기자금을 주선해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대규모 투자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에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담보로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법.
신용이 낮고 현금이 부족한 건설회사(사업추진 주체)는 담보없이 손쉽게 거액의 소요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선 상환기간은 길지만 안정적으로 남아도는 돈을 굴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투자위축 여파로 자금운용에 애를 먹고 있는 은행들이 올들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대대적으로 확대, 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강원도가 추진하는 제1호 민자유치사업인 미시령 동서 관통도로 건설사업에 1,100억원의 신디케이트 대출을 주선해주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여기에는 주간사인 국민은행을 비롯하여 교보생명, 농협중앙회, 삼성생명, 신한은행, 대구은행,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8개의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인 하나로통신에 미래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2,000억원의 신디케이트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들을 대상으로 건강보험급여 채권을 담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선하는 등 투자분야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1995년 국내 처음으로 인천신공항고속도로 건설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을 도입했던 산업은행은 올들어 목표신외항건설, 인천국제공항철도,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등 대규모 SOC사업에 대한 파이낸싱을 추진중이다.
산은은 지난주 미국의 에너지전문기업 미란트사의 LNG복합화력발전소(전남 율촌) 사업에 3,000억원의 금융주선을 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 조흥, 신한 등 시중은행들도 투자금융 부서에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하는 한편 대규모 민자유치 사업에 컨소시엄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 프로젝트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설투자 축소로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금융기관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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