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7월3일 록 그룹 ‘도어스’의 리드싱어 짐 모리슨이 파리의 자기 집 욕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28세였다.사인은 약물 과용에 따른 심장마비로 판단됐다. 정식 이름이 제임스 더글러스 모리슨인 짐 모리슨은 미국 플로리다주 멜번에서 태어나 UCLA를 다녔다.
그가 이끈 4인조 밴드 도어스는 20세기 대중 음악의 가장 찬란한 전설 가운데 하나다.
‘문(門)’을 뜻하는 그룹 이름 ‘도어스’는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1757~1857)의 시구(詩句) “지각(知覺)의 문이 깨끗이 닦이면/ 모든 것이 무한히 드러나리라”에서 따온 것이다.
1967년부터 1971년까지 공식 앨범 일곱장을 낸 도어스는 1960년대의 문화적 자유주의를 상징했다. 그 문화적 자유주의의 한 질료는 마약이었다.
도어스의 음악에 애시드 록(acid rock: 환각 경험을 연상시키는 음향과 가사로 이뤄진 록)의 분위기가 짙은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도어스의 대표적 노래 가운데 하나인 ‘디 엔드’의 가사 한 대목은 이렇다.
“아버지, 난 당신을 죽이고 싶어요/ 어머니, 난 당신을 밤새 사랑하고 싶어요/ 그건 가슴 시리도록 당신을 자유롭게 하겠죠.”
이들의 문화적 자유주의는 기성체제의 갑각을 깨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자유주의로 뻗어나갈 에너지를 다소 내장하고 있었다.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이 한창이던 1967년 미국 서부에서 열린 히피들의 평화주의 축제는 ‘사랑의 여름’이라고 불렸고, 도어스는 비틀스와 함께 그 사랑의 여름을 대변했다.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자신의 반전(反戰) 영화 ‘지옥의 묵시록’(1979)에 ‘디 엔드’를 삽입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파리 제20구 페르라셰즈 묘지의 짐 모리슨 묘에는 지금도 젊은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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