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수표분실신고를 하기 위해 서울법원 민사 신청과를 찾았다.담당 직원은 내가 제시한 서류 중 파출소에서 발급하는 분실신고 접수증이 없으니 떼오라고 했다. 인근 파출소에서 해당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하자, 그 직원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적혀있는 대로 해오세요”라며 쪽지를 내밀었다.
쪽지에는 일반인들이 헷갈릴 수 있는 법률서식이 포함돼 있었지만, ‘알아서 떼어 오라’는 식이었다.
불쾌했지만 “다 내가 수표를 잃어버린 탓”으로 여기고 서류를 준비했는데, 그만 서류 한가지를 빠뜨렸다.
그러자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냐’며 짜증스럽게 말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부는 그동안 민원부서의 친절을 강조했고 또 상당히 개선된 줄 알았는데, 민원인을 함부로 대하는 그 직원의 태도를 보니 어이가 없었다.
반면 법원 2층의 은행 직원은 너무 친절해서 ‘가서 좀 보고 배우라’고 충고해 주고 싶었다.
일부 공무원들의 태도가 혹시나 월드컵을 통해 높아진 한국인의 친절함에 먹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이영일ㆍ서울 동대문구 이문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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