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문을 마치고 2일 오후 귀국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한 번은 울고, 한 번은 웃어야 하는 상반된 일정을 치렀다.김 대통령은 귀국 직후 국군 수도병원을 방문, 서해교전으로 부상한 장병들을 위로하며 눈시울을 붉혀야 했고, 저녁에는 ‘국민 대축제’에 참석, 월드컵 성공을 축하했다.
불과 3시간 사이에 슬픔과 기쁨을 차례로 느낀 셈이다. 보기에 따라 착잡하게, 또는 어색하게 비치기도 한 일정이었다.
이를 지켜본 청와대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은 “역동하는 한국과 분단 한국이 안아야 하는 아픈 모순”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국군 수도병원에서 부상 장병들을 위로하고 병원측에 완벽한 치료를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중환자실을 들러 보호자들을 만났다.
한 보호자가 “제발 살려주세요”라며 울음을 터뜨리자 김 대통령도 “희망을 잃지 말고 기운을 내시라”고 위로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저녁 8시30분 절정에 달한 국민 대축제에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연설에서 “대표팀의 선전을 축하하며 히딩크 감독, 태극전사들, 코치 모두가 국민적 영웅”이라며 “조직위, 안전대책본부, 군, 경찰, 소방관 등 월드컵 성공에 큰 힘이 된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세계를 놀라게 하고 감동시킨 응원단과 국민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면서 “월드컵은 끝났지만 월드컵에서 솟구친 힘으로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국가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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