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주거안정 대책에도 불구, 지난 1년간 서울 지역의 전세값이 소비자물가에 비해 3.5배나 상승하는 등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품목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무주택 가구가 전세와 월세 등의 형태로 부담하는 주거비 상승률이 5.2%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의 두 배나 되는 것이다.
특히 전세값 상승률(7.13%)이 월세(1.9%)의 4배에 육박, 전세 거주자의 부담이 월세 세입자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 보건의료(-2.3%), 교통ㆍ통신(-1.2%), 광열ㆍ수도(-5.0) 등은 오히려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여 식료품비(4.1% 상승)를 제외했을 경우 주거비의 대폭적인 상승이 서민부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가 재연됐던 서울 지역 무주택자의 부담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 지역 평균 전세값 상승률은 9.56%로, 주요 광역도시 가운데 전세값이 가장 안정된 광주(1.18%)에 비해 8배나 높았다”고 말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도 “서울 지역 전세값 상승률은 최근 1년 동안의 근로자 임금상승률(7.7%)을 능가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이후 불어 닥친 부동산 투기로 멀어진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이 물가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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