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축구대표팀이 어제 서울 강남에서 광화문까지 성대한 카 퍼레이드를 벌였다.시민들은 대~한민국,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광적인 박수를 보냈다. 우리는 그들을 태극전사라고 불러왔다.
월드컵은 국가 간의 전쟁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 월드컵무대에서 태극전사들은 정말 용감히 싸우고 개선했다.
■그러나 서해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전사한 진짜 전사들은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1일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영결식도 쓸쓸했지만, 전사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다.
윤영하 소령은 1억여원, 상사ㆍ중사들은 6,000만원 안팎의 돈을 받게 된다.
사망조의금 퇴직수당 사망보상금 군인공제회연금등으로 구성된 전사보상금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사망보상금이다.
그런데 그 액수가 월보수액의 36배로 한정돼 있어 월 150만여원을 받아온 윤 소령의 경우 5,600만원을 받게 된다.
■앞으로 전사자들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절차가 마무리되면 유족들에게 보훈연금과 유족연금도 지급된다.
그러나 보훈연금은 기본연금(53만5,000원)에 부가연금을 합쳐도 최고액이 71만5,000원에 불과하며 유족연금은 20년 미만 복무한 경우 월보수액의 55%를 받게 된다.
이에 비해 4강에 든 월드컵전사들은 일률적으로 4억원씩 받으며 이들 중 10명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칠 수 있는 혜택도 누리게 됐다.
월드컵전사들의 공적을 깎아 내릴 의도는 전혀 없지만, 보상의 차이가 하도 커서 자연히 비교를 하게 된다.
■교통사고 사망자에 대한 보상액이 억대를 넘어가는 세상인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주는 돈이 6,000여만원이라니 너무하지 않은가.
그래서 국방부와 각계에서 성금을 거두기로 했는데, 성금은 비제도적이고 일시적인 것이다. 법을 고쳐 사망보상금을 올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사자 유가족이나 참전용사들은 민주화유공자들에 대한 보상과 자신들에 대한 보상을 비교하며 차별당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국가유공자들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 나라는 아무리 월드컵을 잘 치러냈더라도 1등국가가 될 수 없다.
임철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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