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으로 경계가 부쩍 강화된 1일 인천 옹진군 연평면 연평 해병부대 북쪽 해안 초소. 낯익은 얼굴의 청년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행사 때 녹색 그라운드를 굴렁쇠를 구르며 가로질렀던 ‘굴렁쇠 소년’ 일병 윤태웅(尹泰雄ㆍ21)씨.경기대 체육학과 2학년을 마치고, 지난 해 말 해병대에 자원 입대한 윤 일병은 올 2월부터 이 곳에 발령을 받아 해안 소초(小哨)에 근무하고 있다.
“북한과 총부리를 겨누는 있는 이 곳을 지키게 돼 무척 긴장된다”고 말문을 연 윤 일병은 “비록 전사자가 해군소속이라도 함께 최전방을 지키는 군인으로써 슬프고 원통하다”며 숙연한 모습을 보였다.
축구광으로 월드컵 자원봉사자가 되고 싶었던 작은 소망을 해안 초소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는 윤 일병은 “철통 같은 경계로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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