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역사(성적)뿐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남긴다.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가, 왜 졌는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끝난 브라질_독일의 결승전은 명승부였다. 후반 중반까지 승부가 어떻게 갈릴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 승인과 패인은 있었다.독일의 패인은 간단히 말해 최고의 골키퍼 올리버 칸의 실수 때문이었다. 후반 중반 실점 전까지 독일은 경기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비가와 공이 미끄러웠던 관계로 그 전까지 볼을 주로 쳐내며 선방했던 칸은 히바우두(10번)의 슛을 당연히 쳐내야 했지만 잡으려고 했다.
결국 공을 놓치면서 호나우두에게 결승골을 헌납한 꼴이 됐다. 지나고 난 뒤의 이야기지만 전반 독일이 맹공을 퍼부을 때 한 골만 넣었어도 경기양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브라질은 우승할 만한 팀이었다. 독일은 여러 차례 성공적인 측면돌파에도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능력이 부족했지만 브라질에겐 있었다. 그것은 벌써 찬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브라질의 보이지 않는 승인은 양쪽 윙백 카를로스와 카푸(2번)였다. 호나우두의 두 번째 골 장면이 대표적인 경우다. 카푸는 미드필더 클레베르손(15번)에게 공간 패스를 해주고 앞으로 오버래핑을 들어갔다. 이 때 독일의 예레미스(16번)와 보데(17번)는 당연히 패스가 카푸에게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 쪽으로 이동해 수비를 했다.
그러나 클레베르손은 바로 센터링을 했고 이것이 히바우두(10번)의 절묘한 페인팅을 거쳐 호나우두의 오른발 슛으로 연결됐다. 독일수비가 양쪽 풀백을 너무 견제하다가 골이 나온 것이고 이러한 장면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승부는 이미 여기에서 갈려 있었던 것이다.
물론 두 팀의 가장 큰 차이는 걸출한 골게터가 브라질에는 있었고 독일에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도 승리하지 못한 많은 경기에서처럼 독일 역시 스트라이커 부재로 곤경을 겪었다.
홈에서 개최하는 월드컵에서 그림으로 경기를 분석하는 새로운 칼럼을 기획,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엄청난 격려를 받았다. 전화로, 또 길에서 만났을 때 보여준 여러분의 따뜻한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김희태 명지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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