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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2002월드컵 / 세계축구 '파워 4인'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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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2002월드컵 / 세계축구 '파워 4인'에 듣는다

입력
200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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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베켄바워-플라티니-히딩크 특별좌담회한국일보는 2002 한일월드컵을 평가하고 세계축구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참석한 특별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 30일 브라질-독일과의 결승전에 앞서 정몽준 2002 한일월드컵 한국조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프란츠 베켄바워 2006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 미셸 플라티니 1998 프랑스월드컵 조직위원장과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이 참석했다.

좌담회는 베켄바워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후 도쿄주재 독일대사관에서 이루어졌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한일월드컵은 성공적인 대회였으며 한국인이 이뤄낸 성과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3개 대회 조직위원장이 한 자리에서 좌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편집자주

정몽준

=거물들이 어려운 시간을 내줘 고맙다. 먼저 이번 한일월드컵을 평가해주길 바란다.

베켄바워

=대회전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대회를 치를 것인가를 의심했다. 왜냐하면 한일 양국은 브라질 프랑스 독일처럼 전통적인 축구강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지금 한국과 일본인들은 대회수준이 최고였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플라티니

=한일 양국의 축구가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또 세네갈 터키 미국이 선전했고 전통의 강호들이 탈락했다. 한일 양국이 축구의 큰 시장임을 과시했고 효율적으로 대회를 진행했다.

히딩크

=한국인이 보여준 엄청난 성원에 놀랐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원한 뒤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에서 또 한번 놀랐다. 그것은 그들이 축구를 존경한다는 뜻이다.

정몽준

=한국축구에 대한 소감은.

베켄바워

=한국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제압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한국팀의 플레이는 흠잡을 데 없었다.

플라티니

=젊은 팀 한국의 성장은 놀라웠다. 찬사를 보낸다.

정몽준

=독일대사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베켄바워 조직위원장이 연설하는 동안 슈뢰더 총리가 내내 서서 경청하는 모습을 보고 축구가 얼마나 위대한 지를 새삼 느끼게 됐다. 축구는 우리사회에서 무엇인가.

플라티니

=축구는 우정을 만들어 준다. 우리 삶의 일부다. 앞으로도 축구의 중요성은 유효할 것이다.

베켄바워

=축구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점점 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잘 나타나지 않았는가.

히딩크

=차고 싶은 것은 사람들의 본능이다. 축구는 스타를 만들고 또 평범한 사람들이 스타와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든다. 축구는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를 연결시키는 가교다.

정몽준

=한국축구의 앞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베켄바워

=한국이 보여준 놀라운 응원을 축구발전에 연결시켜야 한다. 500만명이 길거리에서 응원하는 모습은 한국만의 것이었다. 환상적이기도한 이들의 열기라면 한국축구의 앞날을 밝다(그는 정 위원장이 한국과의 친선경기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자 ‘물론이다’라고 대답했다).

플라티니

=한국은 유럽에 버금가는 놀라운 성장을 이미 보여줬다. 한국은 훌륭한 팀이며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히딩크

=한국선수들은 똑똑하고 조직적이고 훌륭하다. 그들을 큰 물에서 놀게 하면 프로팀, 나아가 대표팀이 발전할 것이다. 그들에게 자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다만 많이 뛸 수 있는 팀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몽준

=이번 월드컵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또 독일월드컵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

베켄바워

=긍정적인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한국과 일본은 친절 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이번 월드컵에서 배운 것을 잊지 않고 독일월드컵을 잘 치르는데 활용하겠다.

정몽준

=프랑스가 1회전에서 탈락해 유감이다. 이유가 뭣인가.

플라티니

=준비기간이 부족했다. 여러 나라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모아 훈련시키기엔 10일은 너무 짧았다. 브라질 독일과 달리 선수들이 피곤에 지쳐있었다.

정몽준

=히딩크 감독이 수고 많이 했다. 이번 대회에 새로운 조류가 있었는가.

히딩크

=한국이 예가 된다고 본다. 그들은 압박했고 가능한 한 빠른 공격을 했다. 또 (3,4위전처럼) 위험을 감수했다. 우리는 공격했고, 즐겼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정몽준

=왜 한국의 다른 지도자들은 이처럼 대표팀을 조련하지 못했는가.

히딩크

=지도자들의 교육이 중요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기본기를 닦아야 할) 학교축구부터 성적에 너무 연연하는 것이 문제다. 지도자들은 주위의 압력에 너무 시달린다고 말한다. 그들을 믿고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몽준

=몇 살이면 프로팀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히딩크

=17, 18세면 프로팀에서 뛸 수 있다고 본다.

정몽준

=정조국 등 청소년 팀 선수를 데려다 훈련시킨 이유는.

히딩크

=기회를 주기위해서 였다. 처음 대표팀의 빠른 속도에 겁먹던 이들은 차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번은 정조국이 스타처럼 으쓱대 ‘너는 꼬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홍명보 안정환도 스타였지만 (스타라고 으쓱대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대표팀에 적응해야 했다.

좌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정몽준 위원장은 어디를 가든 우정을 이어나가자고 했고 히딩크 감독은 한국인이 진정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또 한국축구발전에 계속 관여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 위원장도 이번 대회 평가에 대해 스페인전서 함께 관전한 대법관들이 ‘통일 전까지 이런 감격은 못 누릴 줄 알았는데 너무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이더라’고 말하며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자평했다.

도쿄=김철훈·이범구 기자

●정몽준

1951년 10월17일 생(51세)

13~16대 국회의원,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울산대 이사장,현대중공업 고문

●거스 히딩크

1946년 11월8일 생(56세)

98년 프랑스월드컵 4위(네덜란드 감독),98~99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감독,2002년 한일월드컵 4위(한국 감독)

●프란츠 베켄바워

1945년 9월11일 생(57세)

1974년 서독월드컵 우승(선수),90년 이탈리아월드컵 우승(감독),2006년 독일월드컵조직위 위원장 겸 바이에른 뮌헨 구단주

●미셸 플라티니

1955년 6월21일 생(47세)

A매치 72경기 출전/41득점,84년 유섭선수권 우승(득점왕),86년 멕시코 월드컵 3위,1998년 프랑스월드컵조직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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