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 일본 언론들은 하나같이 한일 월드컵 대회가 대성공이었다고 평가했다.이들의 평가는 공동 개최에 대한 우려를 씻고 대회 운영이 매끄러웠고, 한국과 일본팀의 성적이 좋았으며, 한일 우호에 좋은 계기가 됐다는 세 가지로 집약된다.
월드컵의 공동개최는 당초에는 두 나라 국민들 사이에 ‘분산 개최’나 ‘경쟁 개최’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두 나라의 대표팀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분위기는 그야말로 ‘공동 개최’로 바뀌었다.
한국의 경기가 있는 날 한국팀을 응원하는 일본인들이 많아지고 도쿄 경기장에서는 공동 응원도 펼쳐졌다.
특히 한국에 별 관심도 없고 과거사로부터 자유로운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한국팀의 투혼과 한국인의 열정적인 응원 열기 등에 강한 인상을 받아 한국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는 30일 밤 결승전이 끝난 뒤 “일한 공동개최, 아시아 첫 대회가 대성공으로 끝나 정말 잘 됐다”고 총평했다.
JAWOC측도 성명에서 “양국의 완벽한 운영과 양 대표팀의 성적에 의해 대회 성공이 증명됐다”며 “공동개최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국면을 양국 관계에 창출했으며 근년의 일한 관계에서 보면 극히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자평했다.
일본의 신문들은 1일 일제히 이번 대회를 총평하는 사설을 실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두 나라가 공동개최로 세계적 이벤트를 운영한다는 실험은 성공했다”면서 “양국이 함께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해 개최국의 면목을 세웠고, 특히 한국은 4강까지 올라가 세계에 인상을 남겼다”고 칭찬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양국은 처음으로 공통의 목적 아래 손을 잡았다”며 “이는 일한 관계가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고동(鼓動)”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가장 큰 변화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많은 일본인이 한국팀을 마음 속으로부터 응원했다는 점”이라며 “한국에서도 일본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월드컵이라는 공통의 체험에 의해 일한 간의 위화감은 훨씬 줄어들었다”고 결론지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개최된 일한 월드컵 대회는 양국팀의 분투도 있어 우선 성공리에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한 뒤 경기장 빈자리 발생에 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응, 지나치게 비쌌던 방송중계권료, 경기장 건설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악화 등을 대회 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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