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처음 열린 2002 한일월드컵이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월드컵이 진행되는 30여일 동안 한국과 일본에 시선을 고정했던 세계 언론들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월드컵” “축구계의 판도를 재편하고 아시아의 축구를 세계에 과시한 대회” 라며 높은 종합평점을 주었다.또 “이번 월드컵의 최대 승리자는 한국과 한국민들”이라며 열광적이지만 절도있는 응원 문화와 한국 축구의 돌풍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입장권 판매 부진, 국제축구연맹(FIFA)의 상업주의 등은 2006년 독일 월드컵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0일 “2002 한일월드컵은 축구판 벨벳(무혈) 혁명”이라면서 “30일 내내 한국과 일본에서는 폭력과 불미스러운 사고 대신 환희와 예의바른 축하가 넘쳐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72년의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에서, 그것도 공동개최로 열리는 월드컵의 성공 여부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한일 양국의 빈틈 없는 협조 속에 역대 대회 중 가장 완벽한 대회를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테러 위협이나 훌리건들의 난동 등 당초 우려를 무색케 한 ‘안전 월드컵’에 높은 점수를 줬다.
뉴욕타임스는 FIFA의 부정부패 및 지나친 상업주의, 스타급 선수들의 피로 누적으로 인한 경기 질 저하, 입장권 판매 부진 등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축구 쿠데타를 연상시키는 한국 붉은 악마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상하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신호(7월 8일자)에서 2002 월드컵의 수혜자로 네덜란드와 한국의 기업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및 정몽준(鄭夢準)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꼽았다.
뉴스위크는 거스 히딩크(56) 감독의 인기가 폭발함에 따라 맥주 치즈 등 네덜란드 상품들이 한국에서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으며 한국의 위상 제고로 기업 가치가 급상승, 한국 제품의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월드컵 열기 덕분에 아들들의 부패 스캔들로 인한 여론의 집중 비난을 피한 김 대통령과 지지도가 급상승한 정 회장도 ‘월드컵 특혜’를 누렸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그러나 “2002월드컵의 진짜 챔피언은 한국”이라며 “잦은 외침, 경제난 등을 겪은 한국인들이 유럽의 축구 강국 연파, 국민 단합 확인 등을 통해 새로운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고 전했다.
2006년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의 dpa 통신은 1일 “한국과 일본의 경기장 시설과 경기 진행 등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특히 한 건의 폭력 사태도 허용하지 않은 철저한 보안과 경비의 노하우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입장권 판매에 얽힌 갈등과 지나치게 비싼 TV 중계권료 등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pa는 “월드컵 티켓 판매 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사의 실수와 FIFA의 무책임한 태도는 옥의 티였다”면서 “전세계의 축구 축제가 FIFA 등의 돈잔치로 전락한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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