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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LL침범 서해교전 / 순국장병 합동영결식…호국의 영원들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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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LL침범 서해교전 / 순국장병 합동영결식…호국의 영원들 고이 잠드소서

입력
200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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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보다 영광스러운 죽음을 조국에 바친 당신! 당신이 흘린 피는 조국의 푸른 바다를 지켜줄 수호신이 될 것입니다. 편히 잠드소서.”(고 조천형 중사 동기 노승현 하사의 추도사 중)서해교전에서 전사한 해군 윤영하(尹永夏ㆍ28) 소령과 조천형(趙天衡ㆍ26) 황도현(黃道顯ㆍ22) 서후원(徐厚源ㆍ21) 중사의 합동영결식이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거행됐다.

하늘도 원통한 듯 검은 먹구름을 잔뜩 머금고 내려다 본 영결식장은 오열로 가득했다. 700여 유가족, 전우, 조문객은 통한의 눈물을 삼키며 전사자들의 넋을 조국의 하늘로 배웅했다.

애잔하게 울려 퍼지는 쇼팽의 ‘장송행진곡’에 맞춰 태극기에 싸인 전사자들의 운구행렬이 영결식장에 들어서자 유가족들은 “이대로는 보낼 수 없다”며 울부짖었다.

조 중사의 어머니 임헌순(55)씨는 “나도 따라 가련다”며 가슴을 쥐어 뜯다 정신을 잃었다. 서 중사의 어머니 김정숙(48)씨도 실신, 딸 봉순(25)씨가 가슴과 팔다리를 주물러 겨우 숨을 내쉬었다.

“조국을 지키다 떠난 당신을 위해 하늘도 땅도 바다도 원통해 울고 있습니다.” 장정길(張正吉) 해군참모총장의 조사와 동기생들의 추도사가 이어지자 해군 전우와 조문객들의 눈가에도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군 수뇌부,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등 조문객들의 헌화와 조총, 묵념이 계속되는 동안 유가족들의 오열은 멈추지 않았다.

식순을 마치고 운구행렬이 식장 밖으로 향하자 하얀 소복을 입은 조 중사의 부인 강정순(29)씨는 넋이 나간 듯 “집에 가야 해, 집에 있으면 천형씨가 날 데리러 온단 말이야”라며 밖으로 나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영결식은 유가족들이 보상금과 관련, 해군 당국에 거세게 항의,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전 9시30분께 시작됐다. 유가족들은 “나라 위해 바친 병사들의 목숨 값이 이것(부사관 6,000만원) 밖에 안되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해군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국방장관 등 행정부처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한 명도 참석치 않아 조문객들의 분노를 샀다. 황도현 중사의 대학친구 이재민(25)씨는 “이번 희생의 책임자일 수 있는 정부인사와 정치인들이 어떻게 아무도 얼굴을 비치지 않을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순국장병들의 유해는 성남시립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된 뒤 오후 4시께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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