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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호나우두 "눈물의 세월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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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호나우두 "눈물의 세월이여, 안녕"

입력
200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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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만 다시 밟을 수 있다면 생애 최고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했다.”한일월드컵 최고스타 브라질의 호나우두(25ㆍ인터밀란)는 골든슈의 주인공이 됐다는 기쁨보다 비탄의 세월을 이겨낸 뿌듯함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1일 호나우두는 “화려한 플레이와 골은 나중 문제였다. 제발 뛸 수만 있게 해달라고 매일밤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했다”고 말했다.

호나우두는 지난 2년간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만든 무릎부상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만큼 고통이 처절했기 때문이다.

성공적 무릎수술로 재기의 빛을 준 닐튼 페트로니 박사에 대한 고마움은 그래서 결코 잊지 못한다. “페트로니는 내가 절망의 늪에서 헤맬 때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내게 격려를 아끼지 않은 펠레 못지않게 그는 인생의 은인”이라고 강조했다.

호나우두가 토해낸 비탄의 세월은 몽유병환자 취급을 받았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무릎인대가 엉망으로 망가진 2년전보다 한참 더 거슬러 올라간다.

16세 때 혜성처럼 등장, 펠레의 후계자로 떠오른 그는 이듬해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바르셀로나, 인터나치올레, 아인트호벤 등 유럽의 명문클럽에서 그야말로 젊은 혈기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무쇠같던 그의 무릎도 강행군의 압력에 무너졌고 결국 호나우두는 스무살 한창 나이에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프랑스와의 월드컵 결승전서 힘 한번 못써 보고 몽유병 환자처럼 흐느적거린 까닭도 수술 후유증과 무관치 않았다. 브라질 국민들은 호나우두에게 애국심이 부족하다며 비난을 퍼부었지만 그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는 “조국에 빚을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월드컵 우승으로 양심의 가책을 털어냈다”고 말했다.

25세의 나이로 화려하게 축구영웅으로 부활한 그의 앞날은 거칠 게 없다. 호나우두도 2006년 독일월드컵은 물론 2004년 그리스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연령초과 3명 허용)로 뛰고 싶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첫 우승과 여섯번째 월드컵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는 목표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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