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에서 3,4위전을 치르고 자정이 다 돼 경주로 돌아온 축구대표팀은 저녁식사를 마친 뒤 파티를 열었다. 한달 동안의 강행군을 끝마친 선수들은 맥주로 목을 축였다.거스 히딩크 감독도 선수들과 건배를 외치며 축배를 들었다. 히딩크 감독은 마치 석별의 정을 나누기라도 하듯 케이크를 직접 잘라 선수들에게 한 조각씩 건넸다.
대표팀은 16강 진출 이후부터 샴페인 터뜨리는 것을 마지막 경기 뒤로 미뤄왔지만 마냥 즐겁게 웃고 떠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월드컵 4위라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낸 선수들이었지만 터키전에서 패해 조금 실망한 표정이었다. 태극전사들은 세계 4위도 만족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30일 오전 선수들은 짐을 챙겼다. 5월2일 제주 서귀포에서 시작한 60일간의 합숙은 이날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대표팀은 올해 1월 북중미 골드컵, 3월 유럽전지훈련 등을 포함 올 6개월을 거의 동고동락 했다.
한편으로는 후련하면서도 헤어짐의 아쉬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항서 코치는 “가족보다 선수들과 지낸 시간이 훨씬 많았다”며 “서운하지만 모두 다시 그라운드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김현철 주치의도 “지긋지긋할 정도로 오랜 기간이었는데 서운함이 앞선다”고 말했다. 경주 현대호텔에는 300명 정도 환송인파가 몰려나와 떠나는 대표팀의 앞길을 밝혀주었다.
서울로 갈 필요가 없는 선수들은 오전 일찍부터 각자 집으로, 나머지는 오후 1시 비행기 편으로 울산을 출발, 김포공항으로 이동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대표팀은 6월보다 더 바쁜 7월 초를 보내야 한다. 선수들은 1일에는 공식행사 없이 휴식을 취한 뒤 2일 오후 6시30분 월드컵조직위원회와 대한축구협회 공동주최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지는 국민대축제에 참가해 카퍼레이드를 벌인다.
3일에는 축구회관에서 16강 진출 보너스로 현대자동차(선수들은 뉴그랜저, 히딩크 감독은 에쿠우스)를 받는다.
이어 오후 7시부터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축하연(조선호텔)에 참석, 공식 해단식을 갖게 된다. 5일에는 청와대를 방문, 김대중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친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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