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면서 청량음료나 냉커피 등 찬 음료를 찾는 횟수가 늘고 있다.하지만 이런 음료들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더 심해진다는 게 문제. 게다가 당분도 많아 당뇨병 환자나 비만 환자에게는 독약이나 마찬가지다.
건강도 지키면서 더위를 이기려면 우리나라 전통 한방차만한 것이 없다.
경희대 한의과대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교수는 “한방에서는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바깥으로 몰려 우리 몸 속이 차가워진다고 본다”면서 “따라서 여름철에 무조건 차가운 음료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청량음료를 마시면 소화기 계통에 부담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겨울에 따뜻하던 우물물이 한여름에는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차
◆오미자차
오미자차는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각각의 맛 가운데 신맛이 가장 강하다. 신맛을 내는 성분은 수축작용과 관련이 있어 땀샘이 확장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땀을 조절한다.
또한 사고력과 기억력, 주의력을 향상시키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로회복에도 좋다. 잘 씻은 오미자의 물기를 빼고 찬물에 10시간 정도 담가 우려내면 된다.
신맛이 싫을 경우에는 우려낸 물을 살짝 끓이면 된다. 특히 땀이 많은 사람과 수험생의 여름철 건강관리에 좋다.
◆구기자차
구기자나무 열매인 구기자는 열을 식히고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며 ‘베타인’이라는 아미노산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와 원기회복에 효과가 있다.
구기자를 물 600㏄에 6~12g 정도를 넣고 약한 불에 서서히 달여 하루 2~3회 나누어 마시면 된다.
◆결명자차
결명자차는 눈에 좋은 대표적인 약차. 분당 차병원 송재철 교수는 “눈을 충혈되거나 결막염이 있을 때, 별 이상 없이 시력이 나빠지거나 간 기능 장애로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무거울 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간장에서 효소의 분해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물 600㏄에 결명자 10g을 넣고 약한 불에 달여 하루 2~3회씩 나누어 마시면 좋은데, 이 때 결명자는 살짝 볶은 것을 이용한다.
설탕이나 꿀 등을 타서 먹는 것은 좋지 않으며, 성질이 차가우므로 설사 중이거나 배가 냉할 때는 삼간다.
*땀을 줄여주고 갈증을 해소하는 차
◆황기차
황기는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기운을 북돋아 주므로 몸이 야윈 사람이나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 황기를 썰어 꿀물에 담갔다가 볶아서 물 2~3컵에 12g씩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다.
이것을 하루에 수 차례 나누어 마시면 어른들뿐 아니라 식은 땀을 많이 흘리는 어린이들에게도 좋다.
◆솔잎차
솔잎의 탄닌 성분은 진액의 생성을 촉진시키면서 갈증을 풀어주고 피닌, 캄펜 등 방향성 정유 성분은 상기되고 흥분된 신경을 진정시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신선한 생솔잎을 끓는 물 속에 10분간 담갔다가 그 물에 마시면 갈증이 저절로 없어진다.
◆인삼차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인삼은 대표적인 강장제. 기력이 없으면서 땀을 많이 흘릴 때, 갈증을 느낄 때 인삼차를 마시면 효과가 있다.
수삼이나 홍삼 10g을 물 500㎖에 넣고 달이거나 끓는 물 1잔에 인삼가루 1~2 스푼에 타서 마시면 된다. 기호에 따라 꿀이나 설탕을 넣어 마셔도 좋다.
*열대야를 이기는 차
한밤의 기온이 25도가 넘는 열대야 현상은 여름철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인체는 수면을 통해 피로를 풀고 활동으로 손상된 근육이나 중추신경계를 회복시키므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시간의 수면이 반드시 필요하다.
◆앵두화채
앵두화채는 앵두의 씨를 뺀 과육을 설탕이나 꿀에 재었다가 오미자를 우려낸 물에 타서 먹는 청량음료다.
경희대 한의과대 김덕곤 교수는 “앵두는 미각을 환기할 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머리 쪽에 충천한 기운을 아래쪽으로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며 “특히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몸이 잘 붓는 사람들이 먹으면 좋다”고 설명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앵두가 오장육부의 기운과 소화 기능을 강화한다고 했다. 또한 앵두에 들어 있는 칼륨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기능까지 한다.
◆대추차
대추차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신경쇠약이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다만 생대추는 불면증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차로 끊여 마시도록 한다.
대추를 2~3토막으로 썰어 대추씨를 함께 넣어 끓이면 된다. 대추 자체에 당분이 높으므로 설탕이나 꿀 등은 첨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맥문동차
맥문동은 성질이 차가워 열을 식히고 갈증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는 자양강장제로, 땀을 많이 흘리고 갈증이 나는 여름철에 특히 좋다.
하루 분량 6~8g을 물 1리터와 함께 2시간 정도 달여서 하루 3~5회 마신다. 맥문동과 인삼, 오미자를 각각 2:1:1의 비율로 배합해 생맥산이라는 차로 끓여 마시면 더욱 좋다.
*여름철 소화기 질환에 좋은 차
◆매실차
매실은 정장효과가 있어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며 더위를 먹어 어지럽고 구토가 날 때 좋다. 생매실을 구하기 어려우면 백매, 오매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연기에 그을려서 말린 매실인 오매 5~10개를 물 300㏄와 함께 물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다.
◆쑥잎차
쑥은 성질이 따뜻해 위를 따뜻하게 하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또한 몸을 데워주어 손발이 차거나 아랫배가 찬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 특히 생리가 불규칙적인 여성들이 먹으면 증상이 개선된다.
쑥의 새 잎을 따서 햇빛에 말린 후 끓여서 80~90도 정도로 식힌 물에 쑥잎을 넣고 차를 우려낸다.
◆녹차
속이 더부룩하면서 소화가 안 될 때, 헛배가 부르고 몸이 무거울 때는 녹차가 좋다. 특히 이질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염증을 가라앉히고 점막을 아물게 해 설사를 멎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진대사를 원할하게 하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마늘차
식중독이나 배탈, 장염에는 자색 마늘이 효과적이다.
안병철한의원 안병철 원장은 “마늘에 함유된 피톤치드라는 성분에 살균효과가 있어 장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을 비롯한 유해균을 없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마늘 한쪽을 잘게 썰어 더운 물을 부은 후 마시면 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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