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대무용 ‘부토’(舞蹈)를 대표하는 세계적 무용단 산카이 주쿠가 창무국제예술제 초청으로 2, 3일 오후 7시 30분 호암아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살아있는 시체의 춤’으로 불리는 부토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등장한 일본 전위무용의 한 계보다.
당시 일본 문화예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표현주의와 모더니즘이 패전 직후 일본 사회를 지배하던 허무주의 분위기와 맞물려 태어난 춤이다.
무용수들은 얼굴과 몸에 희게 회칠을 한 채 고통스러울 만큼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빚어낸다.
부토의 창시자인 히지카타 다쓰미에 따르면 “부토는 일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시체이다.” 그것은 거부반응을 일으키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다가온다.
부토는 극히 일본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이고 세계적이다. 아시아에서 나온 춤으로 부토만큼 서구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으며 견고하게 뿌리 내린 것은 없다.
산카이 주쿠는 1970년 일본에서 창단됐지만,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그들의 공연 일정은 2~3년 뒤까지 꽉 차 있으며 늘 매진되곤 한다.
부토가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산카이주쿠는 1995년 창무국제예술제 초청으로 처음 내한, ‘경이롭게 서 있는 달걀’이란 작품을 공연했다.
두 번째 방문인 이번 공연에서는 올해 로렌스 올리비에 상 수상작인 ‘히비키(響)-태고로부터의 울림’을 선보인다.
유명한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의 이름을 따서 런던극장연합이 주관하는 이 상은 공연예술 분야의 최고 명예로 꼽힌다.
창무국제예술제는 창무예술원(이사장 김매자)이 매년 마련하는 무용 행사.
올해는 일본의 부토 무용가 오노 요시토와 산카이 주쿠, 중국의 베이징 현대무용단과 한국의 창무회, 정재연구회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28일 개막, 8일까지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 현대무용단과 창무회는 5, 6일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하며, 축제 속 축제로 한ㆍ중ㆍ일 젊은 안무가들의 무대 ‘드림 앤 비전 댄스 피스티벌’도 8일까지 포스트극장에서 열린다. (02)766-5210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