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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 자선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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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 자선냄비

입력
2002.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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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냄비 / 이홍섭

한여름인데

흥건하게 땀에 젖는데

갑자기

자선냄비가 보고싶다

종을 흔들며

깊은 산 속

절간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처럼

맑게, 아주 맑게 머리를 박으며

찌그러진 냄비 속에

가진 것

다 털어 넣으며

罪 없이, 罪도 없이

■시인의 말

삶이 맑아졌으면 좋겠다. 자선냄비 속에 가진 것 다 털어 넣고, 가볍게 아주 가볍게 걸어갔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을까.

■약력

▲1965년 강원 강릉 출생 ▲강릉대 국문과 졸업 ▲1990년 ‘현대시세계’로 등단 ▲시집 ‘강릉, 프라하, 함흥’, ‘숨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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