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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 / 체벌은 역효과…격려통해 자신감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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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 / 체벌은 역효과…격려통해 자신감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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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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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4학년 아들을 둔 유모(38)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지난해 겨울부터 11살이나 된 아들이 자꾸만 요를 적시기 때문이다. 하룻밤새 세 번이나 오줌을 싼 적도 있다.

저녁식사 후에는 거의 물을 마시게 하지 않는 데도 증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유씨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것은 아들이 갈수록 소심해지고 친구들과 나가 놀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씨 아들의 증세는 전형적인 야뇨증. 야뇨증이란 5세 이후 비뇨기계에 뚜렷한 이상이 없는 데도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증세다.

대한소아비뇨기학회에 따르면 소아야뇨증은 알레르기 질환 다음으로 흔한 질병으로 7세 어린이 100명 가운데 10명 이상이 앓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기과 무두건 교수가 최근 5개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 6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4명(22%)이 야뇨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유치원생 26%, 초등학교 저학년 22%, 초등학교 고학년 19.6%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밤에 자다가 소변을 지리는 것을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통과 의례’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밤마다 오줌을 지린다면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0세 이후까지 야뇨증 증상을 나타내는 어린이의 경우 주의가 산만하고 매사에 소극적일 뿐 아니라 학습능력에도 큰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신체 발달이 늦고 우울증, 불안감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까지 있다.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이상돈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야뇨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44%가 따돌림이나 놀림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한상원 교수는 “이불이 젖는다는 것 자체는 아무것도 아니고 진짜 문제는 야뇨증이 아이들을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시키며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이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뇨증은 보통 1차성과 2차성 야뇨증으로 나뉜다. 1차성 야뇨증은 소변을 가리는 5세 이후에도 계속 야뇨현상을 보이는 경우다.

전체 야뇨증의 70%가 여기에 속하며 대개 유전, 호르몬 분비, 수면 양상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차성 야뇨증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소변을 잘 가리다가 어느날 밤 갑자기 소변을 지리는 경우다.

주요 원인은 부모의 이혼이나 사별, 유치원이나 학교 입학, 수술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이지만 척수질환, 방광기능장애, 요로감염 등의 원인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5세 이전의 아이에게 야뇨증이 나타나면 조금 더 자랄 때까지 기다려보는 게 좋다. 5세가 넘은 아이일 경우에도 성장하면서 자연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야뇨증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소변을 가리지 못했다고 해서 체벌을 가해서는 안 된다.

문두건 교수는 “부모가 애정과 관심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변을 잘 가린 날에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어 아이가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녁식사 후에는 물을 못 마시게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소변을 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요인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이를 해결해 주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야뇨증 치료제로는 항이뇨호르몬제인 ‘데스모프레신’이 있으며, 치료율도 70~80%로 매우 높다.

예전에는 ‘이미프라민’ 같은 항우울제가 많이 쓰였지만 부작용이 많아서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불이나 기저귀 등에 경보장치를 부착하는 행동요법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 교수는 “밤중에 잠을 깨워 소변을 보게 하는 방법은 별 도움이 안 된다”며 “대부분의 아이가 깨워도 비몽사몽간에 소변을 보기 때문에 훈련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야뇨증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소아야뇨증 무료 공개강좌가 열린다.

한국야뇨증연구회(회장 조수철 서울대의대 정신과 교수ㆍwww.bedwetting.co.krㆍ080-555-8095)는 1~5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전국 26개 병원에서 ‘오줌싸개 어린이의 치료’를 주제로 무료 공개강좌를 개최한다.

■야뇨증 어린이 생활수칙

1.저녁식사 후 음료 섭취를 제한한다.

2.잠자리에 들기 전 소변을 보게 한다.

3.가급적 기저귀를 채우지 않는다.

4.침대를 사용할 때 침대 매트리스에 비닐커버를 씌우고 이불을 자주 세탁해 준다.

5. 잠자리에 여벌의 옷을 준비한다.

6.여분의 시트나 요를 준비한다.

7.소변을 참는 훈련을 시킨다.

8.밤에 언제 일어나고, 이불을 적신 날이 언제인지 일기를 작성한다.

9.밤에 소변을 누지 않으면 보상을 해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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