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카를루스의 환상 프리킥에 뒤지지 않는 멋진 프리킥이었다.전반 시작 11초만에 첫 골을 내준 상황에서 9분 터키 진영 우측에서 잡은 프리킥 찬스. 이을용이 강하게 왼발로 감아찬 공은 수비수벽을 살짝 넘어 오른쪽 골포스트 안쪽을 스친 뒤 골네트로 빨려들어갔다.
터키의 레치베르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오른쪽으로 정교하게 휘어들어가는 공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황선홍의 첫 골과 미국전에서 안정환의 동점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던 이을용은 이번엔 자신의 왼발로 직접 골문을 연 것.
대표팀 유일의 왼발잡이 이을용의 가치를 확인시키면서 미국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겪었던 마음고생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한방이었다.
176㎝, 69㎏의 이을용은 평범한 체격이지만 넓은 시야에 패싱력이 탁월하고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라이벌 이영표와의 왼쪽 미드필더 경쟁에서 밀려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으나 이영표의 부상으로 대타로 출전해 주전 이상의 몫을 해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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