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 없는 슛팅에도 열릴줄 모르던 터키골문의 그물이 후반 48분 출렁거렸다. 2-3, 그렇게 순위결정전은 끝났다. 송종국의 골은 마침내 아름다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6만 관중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단지 진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슈팅 19번에 단 한 골. 무수한 찬스를 놓치고 마는 모습에서 한국의 고질적 병폐인 골결정력 부족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것 같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경기가 1-3으로 그대로 끝났다면 4강 신화라는 업적에도 뒷맛이 씁쓸했을 것이다.
하지만 ‘히딩크의 황태자’ 송종국이 극적인 반전을 가져왔다. 이번 대회에서 전경기를 소화하며 무쇠체력을 과시한 송종국은 터키를 맞아서도 오른쪽 측면돌파를 여러 차례 성공시키며 수비와 공격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후반 7분 페널티박스 오른쪽모서리에서 수비수 2명을 놓고 날린 슛이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벗어났고 중앙돌파가 계속 차단되던 후반 막판에도 강슛을 날리며 공격의 활로를 열다 결국 가슴을 뚫는 후련한 한방을 쏘았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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