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드컵 / 2002월드컵, Best5·Worst5 …한국 伊격침, '최고 명승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드컵 / 2002월드컵, Best5·Worst5 …한국 伊격침, '최고 명승부'

입력
2002.06.30 00:00
0 0

한국일보 월드컵특별취재단은 29일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벌어진 62경기(결승전 및 3-4위전 제외)를 대상으로 '베스트5'와 '워스트5'를 선정했다.취재단은 국내축구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국-이탈리아전을 가장 이상적인 경기로 뽑았으며 독일-카메룬전은 최악의 경기로 선정했다.■Best 5

[ 한국_이탈리아 16강전(18일ㆍ대전) ]

30여년 전통의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아성을 무명의 전사들이 허물어뜨린 세계 축구사의 ‘빅쇼크’이자 월드컵사에 기록될 만한 명승부였다. 117분간의 사투속에서 2_1 역전승을 이끌어낸 한국팀의 투지와 승리에 대한 집념이 세계 축구팬을 매혹시켰다. 거친 몸싸움으로 불꽃튀는 대결속에서도 정신력, 기술, 체력, 스피드 등 축구의 모든 요소가 망라됐다. 최전방에 스트라이커를 5명이나 내세운 한국의 극단적인 공격대형은 역사에 남을 만한 전술이었다.

[ 아르헨티나_잉글랜드 F조 예선(7일ㆍ삿포로) ]

조별 리그 최고의 매치로 월드컵 축구의 클래식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오랜 앙숙관계인 두 팀의 축구역사가 오버랩되면서 경기는 시종 신중하면서도 흥분됐고, 냉정하면서도 들끓었다. 스타플레이어들의 기술과 힘의 팽팽한 균형속에서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파열음은 팬들로 하여금 소름까지 끼치게 만들었다. 오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베컴이 꽂아 잉글랜드의 1_0 승. 승패는 찰나에서 결정됐다.

[ 브라질_터키 준결승전( 26일ㆍ사이타마) ]

한번 치면 한번 받았다. 기술과 스피드, 개인기와 조직력의 맞대결이었다. TV 카메라는 쉴틈없이 상대 문전 앞을 번갈아 보여줬다. 90분내내 화끈하게 전개된 공방전은 수비축구에 찌든 축구팬들에겐 갈증을 푸는 현란한 곡예였다. 브라질이 다만 한발 앞섰다. 호나우두의 ‘뛰면서 찔러차기’ 같은 골결정력이 터키에는 없었다. 1_0 브라질 승.

[ 프랑스_세네갈 개막전(5월 31일ㆍ서울) ]

전반전 초반 프랑스팀 트레제게의 첫 슈팅이 골대를 맞혔을 때 그는 씩 웃었다. 그 누구도 감지하지 못했지만 거함 프랑스의 침몰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거장의 오만함은 단지 운이 나쁜 경기라고 여겼다. 세네갈 디오프의 발끝에 우연히 걸린 첫 골처럼. 그러나 세네갈의 치밀하게 준비된 수비그물과 역습속에 거장은 지쳐 길을 잃고 있었다. 세네갈의 완벽한 1_0 승리. 두 팀의 계속된 다음 경기들이 이를 입증했다.

[ 스페인_아일랜드 16강전(16일ㆍ수원) ]

‘never_say_die.’ 이번 월드컵의 불사조는 한국과 아일랜드였다. 독일전 종료직전에 동점골을 터뜨려 부활했던 아일랜드는 또다시 종료직전 1_1 동점극을 연출했다. 기술이 조금 부족한 게 대수일까. 투지의 화신 아일랜드 앞에서 최강의 공격력이라는 스페인은 연장전에서 비기기를 구걸할 만큼 초라한 신세였다. 스페인의 3_2 승부차기 승.

■Worst 5

[ 독일_카메룬 E조 예선(11일ㆍ시즈오카) ]

경기가 아닌 치졸한 싸움판이었다. 스포츠 정신은 없고 오직 승부욕에 찌든 선수들의 일그러진 전쟁터였다. 독일 선수가 카메룬 선수의 얼굴을 밟자 카메룬 선수는 독일 선수의 머리를 밟으며 보복했다. 경고 16개, 퇴장 2명. 월드컵 사상 최고의 경고수를 기록한 최악의 경기였다.

[ 독일_사우디아라비아 E조 예선(1일ㆍ삿포로) ]

의욕도 없었고, 투지도 없었다. 뛰지도 못했고, 건드리면 넘어졌다. 한때 아시아축구의 강호로 불렸던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렇게 무너졌다. 0_8이란 참담한 스코어. 상대의 체격 앞에 일단 겁먹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비참하게 보여줬다. 아시아축구가 가서는 안될 길을 가르쳐준 생생한 교범이었다.

[ 브라질_잉글랜드 8강전(21일ㆍ시즈오카) ]

소문은 화려했지만 결과는 볼품 없었다. 베컴, 오언, 호나우두 등 최고의 스타들은 시종 무기력했다. 그나마 화려한 스타탄생을 예고한 호나우디뉴는 의심스럽게 퇴장당했다. 지고있는 데다 상대편은 10명인데도 잉글랜드는 웅크리며 주저했다. 투지가 없었다. 태클을 피하기 위해 폴짝 뛰는 베컴의 우아한 쇼만 있었을 뿐. 그것은 팀에겐 자살적 행위라는 사실이 호나우디뉴의 역습으로 곧바로 확인됐다. 2_1 브라질 승.

[ 포르투갈_미국 D조 예선(5일ㆍ수원) ]

오만함이 무엇을 낳는지 유감없이 보여줬다. 뛰지도 않는 수비, 넣을 테면 넣어보라는 듯 마크도 하지 않은 허허벌판에서 미국은 전반 36분만에 3골을 몰아넣었다. 한국 입국때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자랑스럽게 떠들었던 포르투갈은 마찬가지로 미국의 공격수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출전한 것처럼 보였다. 3_2 미국 승.

[ 독일_파라과이(15일ㆍ서귀포) ]

수비에 이은 역습만을 노리는 팀끼리 맞붙으면? 서로 뻥뻥 상대 진영으로 공만 날리다가 끝낼 수 밖에 없다. 두 팀의 경기가 대표적이었다. ‘한강 둔치에서도 볼 수 있는 축구’라는 차범근 해설위원의 독설대로 미드필드 공방전도, 아름다운 패스도, 돌파도, 슈팅도 없었다. 뻥차기 뿐이었다. 단지 파라과이 골키퍼 칠라베르트의 깜짝 프리킥 장면만이 졸음을 달랬다. 1_0 독일 승.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