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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평등사회' 노르웨이서 본 한국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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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평등사회' 노르웨이서 본 한국모습

입력
2002.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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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박노자 지음“지금까지도 한국이 많은 분야에서 낙후성과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회심리적인 측면에서 비판과 토론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사회지배층의 그릇된 식민지적 ‘체통’ 의식 때문이다.”

이런 따끔한 얘기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사람은 러시아 출신으로 지난해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다.

학생들이 교수의 수업 방식을 대놓고 비판하는 노르웨이 사회의 모습을 본 뒤에 그는 한국 사회에서의 평등의 모습을 떠올린다.

저자는 앞서 펴낸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정서’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는 평을 들은 바 있다.

이번 책은 그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면서 얻은 단상을 토대로 하고 있다.

대학교수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 버스 운전사,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교수들을 보며 지은이는 놀란다. 공산당 기관지에 보조금까지 나온다는 사실에 입을 벌린다.

그러나 저자는 평등을 완성한 것 같아 보이는 노르웨이 사회 속에 숨은 차별과 편견도 동시에 바라본다.

그는 노르웨이 기업들의 제3세계 착취와, 노르웨이인들이 제3세계를 바라보는 이중 잣대를 꼬집는다. 그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폭력과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 등 그가 제기하는 쟁점들은 함께 따져볼만하다. 저자가 생활에서 부딪치는 일상적·제도적 폭력은 이 땅의 독자들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매와, 한국인이기 이전에 세계시민으로서 바라보는 시각이 값지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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