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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이즈 시한폭탄 작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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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이즈 시한폭탄 작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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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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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위기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27일 ‘HIV/AIDS: 중국의 타이타닉 위기’라는 보고서에서 “2010년에 중국인 1,000만 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며 “중국은 에이즈라는 시한폭탄 위에 앉아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30만 7,376명이 보균자로 확인됐고, 1,594명은 환자로 진전됐으며, 684명은 에이즈로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유엔 보고서는 보균자 수가 지난해 이미 80만~15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에서 에이즈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1985년 이후 성인 감염자는 전체 인구의 0.2% 미만이지만 중국 인구가 12억 이상이란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심각한 위기에 부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유엔이 “재앙수준” 이라고 지적한 감염 속도이다. 중국 보건부는 에이즈 환자 증가율이 연 3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는 이보다 두 배이상 높은 67%의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년 전 에이즈 환자가 처음 발견된 미국의 경우 에이즈 환자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0만 명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증가세이다.

중국 내 에이즈 확산은 마약 복용으로 인한 감염과 최근에는 성행위에 의한 감염 급증 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마약에 의한 감염 사례는 아편의 근거지인 남부 지역에서 개방의 물결을 타고 동부 해안 도시로 확산되는 추세다.

급격한 산업화는 1억 명 이상의 유동인구를 발생시켜 보건당국의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실직 등으로 좌절감에 빠진 20~30대 젊은층을 쉽게 마약의 유혹에 몰아넣고 있다.

매춘에 의한 에이즈 감염 역시 개방화가 원인이다. 홍콩과 인접해 있는 광둥(廣東)성,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의 해안 도시에 매춘산업이 성행하면서 이곳이 에이즈 수출기지가 되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성행위에 의한 감염이 급증, 1990년대 초 에이즈 감염자 중 10% 정도였던 여성이 지난해에는 25%로 크게 늘었다.

당국의 안이한 인식과 대처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에이즈 퇴치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분명한 행정 지침이 없다” 며 ▲ 혁신적 프로그램의 부재 ▲ 농촌 보건 시스템 붕괴 ▲ 불법 혈액매매 등을 대표적 관재(官災)로 꼽았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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