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은 한국에서 열리는 2002 월드컵 마지막 경기이다. 지난 달 31일 프랑스와 세네갈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0일간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은 이 경기를 통해 한국과 작별인사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뜨거운 안녕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한국대표팀의 큰형 황선홍(34ㆍ가시와 레이솔)에게도 이 경기는 고별무대이다. 이들 6월의 영웅들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다시는 태극전사의 모습으로 국민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2000년 12월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히딩크 감독의 계약기간은 공식적으로 30일 끝난다.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은 24일 히딩크 감독에게 한국대표팀을 1~2년 더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명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그가 정상에 섰을 때 물러나는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히딩크 감독이 3,4위전에 강한 승부욕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한국민에게 마지막 승리를 선물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88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축구의 대들보로 활약한 황선홍도 이날 경기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황선홍은 월드컵 개막 전 이미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쉽게도 황선홍의 A매치 출전 행진은 102경기(50골)에서 멈출지도 모른다. 선취골을 넣었던 4일 폴란드전서 왼쪽 엉덩이 근육을 다친 황선홍은 부상이 악화돼 고별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황선홍이 프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은 당분간 볼 수 있지만 그가 없는 한국축구대표팀은 너무나 허전하다. 팬들은 황선홍이 고별전에 모습을 비추길 원하고 있다.
3,4위전이 열리는 29일 저녁 대구에는 가는 비가 예보돼 있다. 하늘도 아쉬운 걸까.
경주=김정호기자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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